"한국형 디벨로퍼, 자금조달에 신용 의존도 너무 높다"
자기자본 비중 늘려 사업 안정성 높여야
일본·미국 자기자본비율 최소 20% 이상
입력 : 2016-04-11 15:14:11 수정 : 2016-04-11 15:14:58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최근 대형 건설사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디벨로퍼형 사업 구조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취약한 자본 구조가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자기자본 비중이 높은 선진국에 비해 신용도에 의존해 자금을 조달하는 비중이 커 사업이 장기화될 경우 프로젝트 실패 확률이 높아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디벨로퍼 사업자의 전반적인 재무구조 개선과 더불어 자기자본 비중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초기 한국형 디벨로퍼 사업은 건설사가 직접 대출을 받아 토지를 매입하고 자체분양을 진행하는 기업금융방식으로 이뤄졌다. 그러다 외환위기 이후 분양 실패에 대한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시행과 시공이 분리되기 시작했고, 이는 영세한 시행업자의 난립으로 이어졌다. 일반 분양에 비해 개발이익과 분양이익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부가가치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소 시행사의 취약한 재무구조로 금융기관이 시공사인 건설사에 보증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면서 현재와 같은 기업금융형태의 프로젝트 파이낸스 금융구조가 자리잡게 됐다.
 
이러다 보니 건설사의 신용도에 의지해 자금을 조달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지면서 디벨로퍼 사업의 리스크도 높아졌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대부분 국내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시공사의 신용보강이나 토지반환채권 등을 통해 자금조달이 이뤄져 사업이 지연될 경우 금융비용 등 사업비용부담 증가와 회사채 상환부담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장문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외환위기 이후 건설사가 사업을 주도하고 시행사는 한정적인 역할에 머무는 구조가 지속되면서 선진국과 같은 전문적인 종합 디벨로퍼가 육성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건설사의 경우 높은 간접비용으로 인해 소품종 대량생산, 분양을 통한 단기수익 추구에 집중하는 사업구조상의 한계로 전문적인 디벨로퍼로서의 역할을 하기에 제약이 따른다"고 덧붙였다.
 
디벨로퍼의 자기 자본 비중이 낮다는 점도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 롯본기힐즈나 도쿄 미드타운 등 일본 PF 성공사례의 경우 전체 사업비 대비 자기자본비율이 38%에 달했다. 미국의 경우에도 개발사업 진행 시 자기자본비율이 최소 20% 이상이다. 반면 국내 부동산 개발사업은 5% 수준에 머물고 있어 선진국과 격차가 크다.
 
일본 대형 디벨로퍼의 경우 도심 요지에 보유한 토지 임대를 통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일본 3대 디벨로퍼인 미쓰이부동산, 미쓰비시지쇼, 스미토모부동산의 경우 지난해 임대사업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0~35% 수준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리츠를 비롯한 다양한 자본조달 루트 활용도가 높다는 점도 일본 디벨로퍼의 강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상장리츠 시가총액이 10조엔을 넘어서며 일본 부동산 시장의 주요 자금원으로 부상했다.
 
업계 전문가는 "국내 디벨로퍼의 경우 전체 사업비에서 선분양대금 비중이 높아 분양결과에 따라 사업 성공 여부가 결정될 정도"라며 "사업을 안정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선진국처럼 자기자본비율을 높여 토지비와 초기 필수사업비를 문제 없이 조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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