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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청년인턴 뽑아놓고 수천만원대 영업할당…가구시장 1위 한샘 '채용 갑질' 논란
인턴기간 6500만원 목표 채워야 정규직 전환…급여도 최저임금 못미치는 열악한 처우
2016-03-21 17:12:24 2016-03-21 17:32:34
국내 가구시장 1위인 한샘이 청년 인턴들에 대한 '채용 갑질'로 원성을 사고 있다. 정규직 전환을 미끼로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금액을 주고 영업 일선에 내몰아 매출만 챙겼다는 지적이다. 사상 최고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는 한샘의 고공행진 이면에는 청년들의 눈물이 있었다.
 

한샘은 지난해 하반기 SC영업관리직 60명을 채용, 3개월간 인턴과정을 진행한 뒤 이중 일부를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12월9일 인턴과정에 합격한 A(29)씨는 뛸 듯이 기뻤지만, 곧 좌절할 수 밖에 없었다. 정규직으로 전환되려면 매장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동안 가구제품 6500만원어치를 파는 계약을 성사시켜야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A씨는 21일 취재팀과 만나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1월25일부터 영업에 투입됐는데 목표를 듣고 막막했다"고 당시 심정을 털어놨다. A씨는 판매에 매진했지만 할당량을 채우지 못했다. 매출이 부진하자 교육도 이어졌다. 결국 실적이 하위권에 머물렀고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한 채 다시 취업준비생으로 돌아왔다. 

 

A씨가 일했던 지점의 경우 10명의 인턴이 일했는데 이중 일부는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가족을 동원하기도 했다. 부모님이 가구를 바꾼다거나 친척의 결혼 등을 통해 가구를 팔았다. 이런 식으로 '할당량 기준'에 부합한 인턴들은 사전에 정직원 전환을 통보 받았고, 실제 정직원으로 전환됐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관계자는 취업이라면 불 속에라도 뛰어들고 싶은 젊은이들의 절박함을 이용하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한샘의 인턴 착취 수법은 더욱 교묘해져 몇몇에게는 정규직 전환까지 한 달의 유예기간을 주는 대신 할당 목표를 기존 65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올려잡았다. A씨는 "전체 지점에 유예상태로 남아있는 인턴이 몇 명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일했던 지점의 경우 2명인 걸로 알고 있다""이들은 주어진 기간 안에 커트라인을 넘겨야 정직원으로 전환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턴에 대한 한샘의 처우도 열악했다. A씨는 "아침 8시부터 저녁 9시까지 12시간 일했다. 간식시간도 눈치가 보여 제대로 쉬지 못했다"밥도 인턴끼리 사먹었다고 주장했다. A씨가 인턴기간  회사로부터 받은 급여는 총 4차례로 1251026830, 25385400, 2251278960, 311132260원이다. 한달 25일, 일일 12시간 기준으로 계산하면 시간당 급여는 4700원이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 6030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한샘은 기간근로제(인턴) 고용과 관련, 법적으로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샘 관계자는 "계약서상에 명시되어 있는 대로 이행하고 있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다. 목표 할당에 대해서도 영업직에 대해서는 성과제를 도입하는 업무 특성상 계약금액이나 수치를 제시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이 실제 판매로 이어지지 않아도 괜찮다"고 부연했다.

 

명정선·임효정·박석호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한샘의 대형 직영매장 외관. 사진/한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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