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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발 패닉'에 무너진 아시아 증시
홍콩 H지수, 장중 8000선 붕괴
일본·중국 각각 3.7%, 1.03% 급락
2016-01-20 18:01:56 2016-01-20 18:02:14
20일 아시아 증시는 ‘홍콩발 패닉’에 일제히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본토 주요 상장사로 이뤄진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는 4.09% 급락한 8034.79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5%대의 급락세를 보이면서 7년만에 8000선대가 붕괴되기도 했다.
 
항셍 H지수는 주가연계증권(ELS)의 기초자산이다. 일반적으로 H지수가 8000선이 붕괴되면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인식된다. 이에 홍콩 H지수 ELS의 원금 손실 공포가 아시아증시의 불안감을 키웠다. 이날 홍콩 항셍지수도 4.05% 하락한 1만8841에 거래를 마감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이날 홍콩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날 중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9%를 기록하면서 경기 둔화 리스크가 커졌다. 투자자들은 H지수에서 대거 자금을 빼내기 시작했고 홍콩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날 홍콩 달러 가치는 지난 2007년 8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전날 국제유가가 급락한 것도 증시에 악재성 재료가 됐다. 전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96센트(3.3%) 떨어진 배럴당 28.46달러를 기록했다. 2003년 9월 이후 최저치다.
 
‘홍콩발 패닉’과 유가 급락에 아시아 증시도 하락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전날에 비해 3.7% 급락한 1만6416.19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 2014년 10월24일 이후 최저치다. 토픽스 지수 역시 3.7% 하락한 1338.97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03% 하락한 2976.69에 마감됐다. 블루칩 중심의 CSI300지수는 1.5% 하락한 3174.38에 거래가 종료됐다.
 
전날보다 0.49% 하락 출발한 증시는 오전 한때 1% 이상 급락했고 오후 들어서도 낙폭을 줄이지 못한채 마감됐다.
 
전날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7개 기업의 기업공개(IPO)를 승인한 것이 악재성 재료가 됐다. 통상적으로 기업들의 IPO는 전체 시장 투자자금을 분산시켜 다른 기업들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다.
 
인민은행의 추가 부양 전망이 불투명해졌다는 점도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전날 인민은행이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통해 시중에 4100억 위안을 공급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장에서는 기준 금리나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가 단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아사드 탄노어스 아세나웰스솔루션 전략가는 “유가 급락으로 아시아 주요국의 원자재 관련주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며 “아시아 증시 전체에 자본 유출이 급격히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20일 일본 도쿄의 한 증권거래소에서 투자자가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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