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중소 원자로인 스마트(SMART) 원전이 해외 수출의 첫걸음을 내딛었다. 스마트 원전은 지난 1997년부터 약 3447억원이 투입된 대형 연구개발(R&D) 사업으로, 이번에 해외 수출의 물꼬를 트면서 전세계 중소형 원전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일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사우디 왕립 원자력신재생에너지원(K.A.CARE)과 스마트 원전 건설 전 상세설계(PPE)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PPE협약은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 순방기간 서명한 스마트 파트너십 양해각서(MOU)의 후속조치로, 구속력이 약한 MOU 단계에서 실질적인 협력사업으로 진전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본격적인 사업은 협약 체결 3개월 후 본격적으로 착수해 3년동안 진행될 방침이다.
협약에 따라 한국과 사우디는 PPE 사업에 3년간 총 1억3000만달러를 공동 투자해 ▲사우디 내 스마트 원전 건설을 위한 상세 설계 ▲사우디 연구인력 교육 훈련 ▲스마트원전 1·2호기 건설 준비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사우디에 스마트 원전을 건설할 부지 특성을 고려해 새로운 냉각방식을 도입해 제안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기존 스마트 원전은 수냉식이었으나 사우디의 스마트 원전은 공기 냉각방식을 채택한다. 박재문 미래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사우디는 자국 내에 스마트 원전 도입을 위한 예정부지를 결정하고 관련 연구인력 육성에 집중하고 있어 최종 수출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스마트 원전의 사우디 수출을 계기로 전세계 중소형 원전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전세계적으로 중소형 원전은 지리·재정적으로 대형 원전 건설이 어렵거나 인구가 분산돼 전력의 송배선망 구축비용이 과다하게 필요한 국가를 중심으로 잠재적 수요가 충분하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전세계 스마트 원전 수요가 18기가와트(GWe)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스마트 원전 180기 규모에 해당한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한국은 지난 2009년 UAE 대형 상용원전,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 수출에 이어 소형 스마트 원자로까지 원전 수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며 "이번 협약을 계기호 스마트 원자로 수출에 실체적인 첫발을 내딛었다"고 강조했다.
박재문 미래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이 2일 한국형 스마트 원전의 사우디 수출과 관련해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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