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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니콘, DSLR 말고 미러리스 'J5'
콤팩트 크기에 2000만화소 구현..셀피 및 보정 기능 강화
2015-06-01 06:00:00 2015-06-01 06:00:00
"진작 이렇게 만들지.."
 
니콘이 올해 출시한 미러리스 카메라 'Nikon 1 J5'에 대한 대체적인 반응이다. 실제로 J5를 사용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J5는 한마디로 전작의 장점만 채택하고 단점은 과감히 개선했다고 말할 수 있다.
 
디자인 아이덴티티부터 달라졌다. 전작들이 콤팩트 카메라를 연상케했던 박스형 디자인이었다면 J5는 클래식 카메라와 비슷한 형태를 띄고 있다. 금속 질감의 기계식 다이얼을 적용해 직관성과 조작성을 높였다.
 
니콘의 미러리스 카메라 'Nikon 1 J5' 사진/ 니콘이미징코리아
 
 
오른쪽 상단에 굴곡을 주고, 거기에 가죽느낌의 소재를 더해 손에 쥐기 편하다. 실버 바디와 검정 가죽의 조합은 필름카메라를 연상케 한다. 보통 전원은 온·오프를 선택해야 하지만 J5는 한 방향으로 레버를 눌러주기만 하면 저절로 켜지고 꺼진다.
 
상단 우측에 있는 녹화 버튼 테두리에 커맨드 다이얼이 추가됐다. 조리개나 셔터스피드 조절을 손쉽게 할 수 있다. 렌즈교환식 카메라의 장점도 살렸다. FT1 어댑터를 적용하면 니콘 DSLR 렌즈도 사용가능하다. DSLR 사용자들이 유혹을 느낄만한 부문이다.
 
니콘이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의 양대산맥인 만큼, 미러리스 카메라는 DSLR과 확실한 차별점을 뒀다. 휴대성이 단연 최고다. 98.3×59.7×31.5mm으로 손바닥 안에 들어올 만큼 크기가 작은 데다 본체 무게는 231g밖에 안된다. 셀카봉과 결합해 사용하기에 부담이 없으며, 핸드백에 넣거나 직접 메고 다녀도 걸리적거리지 않는다.  
 
크기가 작다고 화질이 나쁜 건 아니다. J5는 니콘 미러리스 카메라 중 최초로 2000만 회소가 넘는다. 유효 화소수는 2081만 화소로, 니콘 1 시리즈 중 최초로 이면조사형 CMOS 이미지 센서와 새로운 화상 처리 엔진 EXPEED 5A를 탑재했다. 센서 크기가 1인치에 불과하지만 덕분에 고속 연사가 수월하다.
 
ISO 160부터 ISO12800의 감도 영역에서 노이즈를 억제한 고화질 사진 촬영이 가능해졌다. 기록매체는 마이크로 SD카드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전동 렌즈 배리어가 탑재됐다. 전원이 켜지면 렌즈가 저절로 열리고, 전원이 꺼지면 알아서 닫힌다. 촬영 때마다 캡을 보관할 필요가 없으며 잃어버릴 염려도 없다. 니콘 미러리스 카메라의 큰 장점 중 하나다. 또 내장 플래시가 있어서 역광이거나 어두운 곳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에만 익숙한 사람일지라도 J5 작동에 어려움이 없다. 3인치 104만화소 플립형 터치스크린이 장착됐다. 갑자기 사진을 찍어야 할 경우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손을 가져다 대기만 하면 초점이 맞춰짐과 동시에 사진이 찍힌다.
 
오토로 설정해두면 초보자도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카메라가 알아서 촬영환경을 파악해 최적화된 조건으로 촬영값을 설정하기 때문. 한 단계 나아가 크리에이티브 모드로 설정하면 사진찍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어안렌즈 느낌의 '어안효과', 영화의 한 장면과 같은 화상으로 만들어주는 '노스탤직 세피아', 컬러를 강조한 '팝',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하는 빛 바랜 '레트로', 콘트라스트가 명백한 '고대비 모노크롬' 등이 있다. J5를 사용하는 동안 색감을 즐길 수 있는 팝을 애용했다. 반면 세피아와 레트로는 갈색톤으로 비슷한 느낌이 강하고, 로모는 초록빛이 강해서 손이 가지 않았다. 이건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를 것이다.
  
모션스냅샷 모드의 경우 셔터를 누르면 정지화상과 슬로우 모션 동영상을 조합해 짧은 영상작품을 만들어준다. 여기에 BGM도 알아서 깔린다. 정적인 피사체보다 반려견이나 어린 아이들처럼 활동량이 큰 경우 영상이 느리게 플레이되면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니콘의 'J5'는 전작과 다르게 셀피 기능이 강화됐다. 사진/ 니콘이미징코리아
 
최근 미러리스 카메라 트렌드에 맞게 셀피기능도 새로 추가했다. 액정 모니터를 위로 180도 회전시키면 자동으로 셀프 촬영 모드가 작동된다. 사진을 찍은 후 보정도 가능해졌다. 피부 보정은 기본이고 작은 얼굴, 눈을 크게, 얼굴을 밝게, 눈 밑처짐 없애기, 흰자 하얗게, 치아 하얗게, 뺨에 홍조넣기 등 포토샵 수준의 편집을 할 수 있다.
 
또 와이파이와 근거리무선통신(NFC)을 탑재해 사진 전송이 한결 수월해졌다. 와이어리스 모바일 유틸리티(WMU)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와이파이를 연결하면 스마트폰으로 원격 촬영도 할 수 있다.
 
J5는 초당 20컷의 고속 연사를 지원한다. 셔터음 없이 화상처리 원이 뱅글 도는 모습만 보인다. 때문에 촬영이 진행되고 있는지, 촬영을 마친 후 화상처리 단계인지 구분할 수 없어 흔들리는 컷이 다소 많았다. 또 초점을 잡기 위해 반셔터를 눌렀을 때 들리는 소리가 신경쓰였다. 전자식 셔터인 탓에 '찍~'하는 전자음이 들린다. J5는 니콘 렌즈교환식 카메라 중 최초로 4K 영상 촬영 기능을 지원한다. 하지만 15fps에 불과한 점은 다소 아쉬운 점이다.
 
전작 대비 기능은 월등히 높아졌지만 가격대는 오히려 낮게 책정됐다. 전작인 J4 출고 당시가격은 10-30mm 렌즈를 포함한 기본킷이 70만원 전후인 것에 반해 J5 렌즈킷 가격은 59만8000원이다. 현명한 가격 책정이라고 판단된다. 지금까지 니콘이 미러리스 카메라에 주력하지 않은 데다 DSLR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다.
 
니콘 J5는 지금까지의 자사 미러리스 카메라와 비교해 환골탈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트렌드를 모두 반영했고, 기본기에도 충실하다. 무엇보다 작고 날렵해서 DSLR와 궁합이 좋다. 서브 카메라로 적합하다. 또 웬만한 촬영환경을 커버할 수 있기 때문에 J5만 들고 다녀도 손색이 없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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