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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때늦은 '봄바람'..투자 기지개
국내외 주요 태양광 기업 신·증설 계획 봇물
2014-10-30 17:26:18 2014-10-30 17:26:18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태양광 업계에 때늦은 봄바람이 불고 있다.
 
내년과 오는 2016년 태양광 발전에 대한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외 주요 태양광 기업들이 앞다퉈 신·증설 계획을 쏟아내고 있다. 생산능력이 곧 원가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30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미국 3대 태양광 기업 가운데 한 곳인 선에디슨은 이달 중순 중국 업체와 2만~3만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투자규모는 20억달러로 중국 현지에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선에디슨 측은 사우디아라비 지역에도 폴리실리콘 공장을 짓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선에디슨은 현재 미국 미주리에 1만7000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1만톤 규모의 생산 기반을 확보했다. 선에디슨은 지난 2011년 삼성정밀화학과 50대 50으로 합작사인 SMP를 설립했다가 지난 3월 삼성정밀화학으로부터 35%의 지분을 인수받아 사실상 홀로서기를 선언했다.
 
아울러 선에디슨은 중국에서 태양광용 웨이퍼 제조사인 환타이그룹과 1.7기가와트(GW) 규모의 태양광발전 프로젝트 사업도 진행하기로 했다. 중국 지역을 중심으로 전방과 후방산업을 아우르는 공격적인 행보다.
 
◇사진=뉴스토마토.
 
국내 태양광 업체들도 투자에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태양광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한화는 태양광 발전의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을 비롯해 모듈 등 전방위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시키고 있다.
 
우선 전방을 맡고 있는 한화큐셀은 말레이시아에 위치한 공장에 800메가와트(MW) 규모의 모듈 생산라인을 신설하기로 했다. 2015년 초에 착공해 2016년 상업생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신규 공장이 들어서면 한화큐셀은 기존 120MW을 포함해 총 920MW 규모의 모듈 생산라인을 갖추게 된다. 아울러 한화큐셀은 현재 말레이시아 공장의 셀 생산능력도 1.1GW에서 1.3GW로 늘리고 있다.
 
한화는 이와 함께 여수에 위치한 한화케미칼의 폴리실리콘 공장의 생산능력을 확대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15년 초반까지 폴리실리콘 생산량을 1만3000톤까지 끌어올린 뒤 내년 하반기에는 공정 효율화(디보틀레킹)를 통해 1만5000톤까지 생산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OCI(010060) 역시 생산능력을 키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OCI는 지난 3월부터 디보틀레킹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3분기부터 상업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디보틀레킹이 완료되면 OCI의 생산규모는 5만2000톤으로 기존 4만2000톤 대비 1만톤 확대된다. 이로 인해 시장 점유율도 2%포인트 올라갈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기준 폴리실리콘 시장의 점유율은 중국 GCL 24%, 미국 바커 19%, 한국 OCI 15%인 것으로 추정된다. OCI는 지난 2012년 점유율 20%로 최고점을 찍었다가 지난해(18%)와 올해 뒷걸음질쳤다. 폴리실리콘 시장은 매년 성장하는 데 반해 생산능력은 제자리 걸음이었던 영향이 컸다.
 
폴리실리콘은 생산규모에 따라 원가경쟁력을 지니는 규모의 경제 싸움이다. OCI는 2012년 이후 업황 침체의 여파로 투자에 적극 나서지 못하면서 점유율 하락에 직면한 것으로 분석된다.
 
◇출처=OCI 3분기 경영실적 발표 자료.
 
OCI는 오는 2018년까지 20%의 점유율을 회복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추가 투자를 저울질 중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기존 생산시설에 대한 디보틀레킹 대신 2만톤 규모의 신규 공장 건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업황 회복이 주춤한 상황에서 각 업체마다 생산능력 확대에 나선 것을 두고 본격적인 수요 증가를 대비한 선제 대응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로 태양광발전에 대한 수요는 업황과 무관하게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세계 태양광발전 수요는 지난 2010년 17GW 규모에서 이듬해에는 1. 8배 성장한 30.3GW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에는 공급 과잉에 따른 업황 침체 여파로 전년 수준인 30GW로 일시적 정체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38.4GW로 올라선 것을 비롯해 올해는 44.2GW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년에는 51.7GW가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업황이 내년과 내후년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선두권 업체들을 중심으로 규모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선제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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