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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신제품 인증제도 부실 심각
업계 "평가 장비·심사 수준 함량 미달"
2009-03-31 10:28:00 2009-03-31 15:37:57
[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서울 송파구에 있는 한 중소기업은 '전기에너지 절약 정보시스템'을 개발해 ISO 9001과 품질인증(Q마크) 등 에너지 절약 시스템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대표적 중소기업이다. 하지만 이 업체는 정부 기술표준원의 신제품(New Excellent Product) 인증심사에서 번번히 낙방했다.
 
이 업체 대표 김모씨는 31일 “우리는 NEP를 획득하려고 긴 세월 공들여 제품 심사를 받았지만, 심사위원들은 프리젠테이션과 질의응답을 모두 합쳐 20분 남짓만에 '불가' 판정을 내렸다"고 분개했다. 
 
그는 “도대체 우리 제품을 탈락시킨 이유가 뭔지, 뭘 더 보완해야 하는 건지 자세한 평가 결과를 요청했지만, 달랑 문서 한장을 보내왔다"며 "기술표준원과 심사위원들의 무성의가 어이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말했다.
 
실제 이 업체가 받은 정부 문서에서는 구체적인 심사기준과 제품의 문제점, 개선이 필요한 사항 등 자세한 평가 결과를 찾아볼 수 없었다.
 
40여년간 소방방재 관련 제품을 개발해온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최근 새로 개발한 제품을 인증받기 위해 심사를 요청했다가 탈락했다"며 우리 제품의 특성을 파악하려면 감도 측정이 필수인데, 기술표준원은 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장비도 못갖춘 것으로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기술은 긴 세월 땀과 열정을 쏟아 개발한 것인데, 중소기업들의 신기술과 신제품 개발을 장려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술표준원의 신제품(New Excellent Product) 인증은 새로운 기술로 개발된 제품의 기술력을 정부가 인정해주는 제도로, 인증이 될 경우 다양한 지원혜택이 주어진다.
 
380여개 공공기관에서 NEP 제품 20% 이상을 구매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어 매출액 증가에 크게 도움이 되고, 국민은행 등 4개 시중은행에서 신청건 당 최대 50억원의 저금리 기술담보 및 신용 대출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세부적인 내용은 업체의 기술력이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약식으로 공시하고 있다”며 “다만 불합격한 업체가 문제를 제기할 경우 공문으로 자세히 답변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장비문제에 대해서도 "현실적으로 기술표준원이 모든 장비를 갖출 수는 없다"면서 "4단계로 이뤄진 심사절차에 따라 현장 실사도 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뉴스토마토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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