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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본시장60년)고도성장 따라 증권산업도 '빅뱅'
(특별기획)②시총 '68년 643억→현재 1300조..국민 20%가 주식투자
출혈경쟁 속 한계 '봉착'..새동력 찾기 '안간힘'
2013-11-12 14:29:22 2013-11-12 14:33:12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국내 증권산업은 증권거래 시장의 설립을 계기로 본격적인 성장의 기반을 형성했다. 1947년 해방 전 증권업계에 종사하던 인사들이 중심이 돼 증권구락부를 결성하고 증권거래소 설립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1953년, 한국전쟁이 끝나고 증권거래가 증가하면서 상설시장의 필요성이 증대됐고 5개 증권회사 대표자들이 모여 대한증권업협회를 설립한 뒤 증권거래소 설립에 앞서 거래질서를 정비했다. 1956년 3월, 드디어 대한증권거래소가 설립됐고 증권시장이 개설됐다.
 
◇경제발전 비례해 증권산업 폭발적 성장
 
◇1964년 주식 시세판. (사진제공=한국거래소)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56년 증권시장 개장일에 상장된 종목은 12개 회사 주식과 건국국채 3종목의 채권이었다.
 
우리 경제가 3차에 걸친 경제개발계획으로 1962년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고도 성장을 이루면서 증권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1976년에는 상장사가 356개사에 달했다.
 
이후 제 2·3 시장 설립과 함께 상장기업 범위가 넓어지며 현재 유가증권시장 919종목, 코스닥시장 1001종목, 코넥스시장 28개 종목으로 늘어났다.
 
시가총액 역시 1968년 643억원에서 1978년 2조8925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현재는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이 1185조원, 코스닥시장 120조원 수준을 기록 중이다.
 
외형 성장과 함께 주식 투자인구도 크게 늘었다. 90년대에는 경제활동인구 중 주식인구 비율이 6~8% 수준에 불과했지만 2008년 이후에는 19~21%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거래소 전산화 전후 전경. (사진제공=한국거래소)
 
시장 발전과 함께 증권산업 역시 규모가 확대됐다.
 
1949년 대한증권이 증권업면허 제1호로 설립되면서 지가증권과 채권매매가 시작됐다. 거래소가 설립되고 증권시장이 개설된 1956년 당시 증권회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49개로 증가했다.
 
70년대 후반 정부가 자본시장육성 시책과 더불어 증권회사 공신력 제고를 위해 대형화를 적극 추진하고 공개유도와 주간사회사의 자격요건을 강화한 결과 증권회사의 자본금이 급속하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증권회사 총 자본금은 1976년 276억원에서 1977년 463억원으로 급증했고 그 후에도 꾸준한 증가세가 이어졌다. 현재 증권회사수는 62개, 총 자본금은 13조6160억원에 이른다.
 
자산운용사 역시 증권회사와 발전을 같이 했다.
 
1970년 한국투자개발공사가 증권투자신탁업법 제정으로 증권투자신탁업무를 시작한 데 이어 1974년 한국투자신탁이 국내 최초의 증권투자신탁 전업회사로 탄생했다. 현재 자산운용사는 85개, 총 자본금은 1조5578억원 규모다.
 
◇시세 전광판 사라지고, HTS 대신 MTS로 주식거래
 
이처럼 자본시장과 산업 규모는 커졌지만 전산화로 인한 수수료 감소는 증권산업 구조의 본질적인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증권거래소가 개설된 1956년 당시 주식 거래는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졌다. 고객이 증권사 지점에 주문을 내면 전화를 통해 본점을 거쳐 거래소로 전달하고, 거래소에서는 주문이 들어온 순서대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증권사 본점과 지점을 경유해 고객에게 계약 체결 정보가 제공됐다.
 
1977년 한국증권전산이 설립되면서 증권산업 전산화가 시작됐고, 1983년 증권공동 온라인 시스템이 가동되면서 전산화의 기본틀을 갖췄다. 1988년에는 매매체결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전산매매가 실시됐다.
 
◇증권 거래 전산화 전 거래소 모습 및 증권공동 온라인 가동 행사 사진. (사진제공=한국거래소)
 
전산화 과정을 거치면서 증권사 객장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시세 전광판이 어느덧 사라지고 언제 어디서든 주식거래가 가능한 유비쿼터스 세상이 열렸다.
 
요즘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은 증권사 객장을 찾아가거나 전화로 주문을 내기 보다는 집에서 컴퓨터로 직접 매매하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스마트폰 등으로 주문을 하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이용한다.
 
특히 최근 몇년 사이에는 HTS 주문 비중이 감소하고 MTS 주문이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HTS를 통한 거래대금 비중은 31.6%로 전년대비 4.67%포인트 감소했고, 코스닥시장에서 비중은 61.73%로 전년 68.44% 대비 6.71%포인트 줄었다.
 
반면 무선단말을 통한 거래대금 비중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이 각각 전년대비 1.85%포인트 증가한 9.21%, 3.15%포인트 늘어난 17.18%로 집계됐다.
 
◇"수수료만으론 더 못버틴다"..업계 새 수익원 찾기 '안간힘'
 
60개가 넘는 증권회사들의 과다 경쟁과 매매체결 시스템 전산화로 인한 수수료 인하는 증권업계의 먹거리를 대폭 축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더욱이 저금리 구조가 안착되고 있고 채권 이자 수입도 제한적일 전망이다. 향후 은행과 보험권에 집중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주식관련 금융상품 판매가 늘어날 가능성은 있지만 여전히 비중이 적고 수수료도 낮다는 게 한계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증권회사들의 먹거리 창출 고민이 지속되고 있다. 더 이상 기존 주식중개 업무가 아닌 차별화된 서비스로 수익 창출에 나서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최근 대형 증권사들은 기업을 위한 투자·융자, 인수합병(M&A) 등 종합적인 기업금융 업무를 할 수 있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로 자리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정부의 중소형 증권사 육성정책에 따라 지원 받을 수 있는 독자생존의 길이 무엇인지를 고민중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하루 빨리 새로운 먹거리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업계 전체가 몰락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며 "우선적으로 증권회사 숫자 줄이기, 혹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
 
◇증권산업 현장. (사진제공=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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