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포스코 차기 회장 내정자는 이사진 선임작업 등 본격적으로 친정체제 구축에 착수할 전망이다. 이사진 구성은 정준양 차기 회장 내정자가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자신과 호흡이 맞는 사람들로 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친정체제 구축의 첫 신호탄이다.
오는 6일 이사회에서 새로운 이사진을 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늦어도 5일까지는 인선작업을 마무리해야만 한다.
포스코 이사진은 총 15명. 이 가운데 사내등기이사는 6명, 나머지 9명은 사외이사다. 사내이사 가운데 이번에 사퇴하는 이구택 회장 자리가 비게 되고 임기가 만료되는 이동희 부사장(재무담당최고경영자), 조성식 부사장(인도법인장) 등도 연임이 되지 않으면 빈다. 여기에 주목받고 있는 윤석만 사장이 만약 사퇴할 경우 총 6명 가운데 최대 4명이 교체될 수 있다. 나머지 2명은 정준양 내정자와 지난해 상임이사로 선임된 최종태 부사장이다.
포스코 내부에서는 임기가 만료된 이동희 부사장은 유임쪽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재무담당최고경영자(CFO)로서 역할을 훌륭히 해 왔다는 평가다. 또한 정준양 내정자와도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관계로 알려졌다. 조성식 부사장은 반반으로 보고 있다. 조 부사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인도 사업이 당초 일정보다 지체되고 있다는 부정적 시각과 인도 프로젝트 추진의 일관성을 위해 유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보직을 받는 집행임원은 오는 27일 주총 직후 열리는 이사회에서 선임된다. 이때도 정 내정자와 호흡을 맞출 임원들이 발탁될 것으로 보인다.
정 내정자의 가장 큰 특징이 친화력과 화합을 중시하기 때문에 일반 임원들의 대폭적인 물갈이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는 7명 안팎의 임원 퇴진이 이뤄졌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 10명을 넘길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다. 포스코 임원은 총 49명이다.
사외이사 선임도 중요하다. 사외이사는 정준양 내정자가 직접 선발할 수 없다. 사외이사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하게 된다. 대상자는 자문단에서 추천하게 되는데 자문단은 구성원 자체가 전혀 오픈되어 있지 않다. 이번에 사퇴와 임기 만료된 사외이사 등 총 5명의 3배수인 15명을 자문단으로부터 추천위가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위원장으로 있으며 손욱 농심 회장,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 포스코 최종태 부사장 등 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후보를 선정해 오는 6일 열리는 이사회에 추천하게 된다. 이사회에서 이의가 없으면 그대로 선임된다.
현재 9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자진사퇴한 전광우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사퇴를 선언한 박원순 상임이사, 임기 만료된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허성관 전 행자부 장관,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등 5명이 대상이다. 포스코 안팎에서는 임기 만료된 사외이사들의 연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외에 제프리존스 변호사, 박상용 전 한국증권연구원장, 안철수 의장, 손욱 회장 등은 아직 임기가 남아있다. 따라서 15명의 이사진 가운데 최소한 절반 이상이 교체될 전망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정준양 차기 회장이 위기돌파를 위해 부문장 교체 등 대폭적인 수술에 나설지가 관심거리”라면서 “향후 사외이사를 포함한 이사진 구성이 포스코의 미래를 결정지을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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