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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불패 자랑하던 KBS 주말극, 어쩌다 이렇게 됐나
2013-05-12 12:28:29 2013-05-12 12:30:56
[뉴스토마토 김명은기자] 따라올 경쟁자가 없다고 할 정도로 굳건한 성벽을 쌓았던 KBS 주말드라마가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인기 아이돌 가수 아이유를 주인공으로 한 2TV '최고다 이순신'이 MBC 주말드라마 '백년의 유산'에 시청률 1위 자리를 내주면서 오랜 명성에 흠집이 생겼다.
 
전통적으로 KBS 주말드라마는 높은 시청률을 자랑해왔다. '엄마가 뿔났다', '솔약국집 아들들'부터 최근 방영된 '넝쿨째 굴러온 당신', '내딸 서영이'까지 시청률 40%를 넘으며 '국민 드라마' 반열에 오른 작품들이 많았다.  
 
(사진제공=KBS)
 
'드라마 왕국'으로 불리던 MBC가 지난 2002년 '여우와 솜사탕'을 끝으로 주말드라마 부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오랜 기간 KBS 주말드라마가 독주를 이어온 것이다.
 
그러자 MBC는 지난 2010년 가을 프로그램 개편과 함께 부진의 타개책으로 주말드라마의 방영 시간대를 오후 8시에서 9시대로 변경하며 시청률 반등을 꾀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S 주말드라마는 마치 '관성의 법칙'과도 같은 충성도 높은 고정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 속에 변함 없는 인기를 유지했다.
 
그런데 지난 4월말 '최고다 이순신'이 MBC '백년의 유산'에 시청률 1위 자리를 내주면서 주말드라마 부문의 경쟁구도에 변화의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지난달 27일 '최고다 이순신'은 23.0%(닐슨코리아 기준)의 전국 일일시청률을 나타냈고, '백년의 유산'은 26.5%를 기록했다. 이후 비슷한 흐름이 지속됐고 10일 방송분 시청률 역시 '최고다 이순신'(22.0%)이 '백년의 유산'(26.2%)을 넘어서지 못했다. 동시간대 경쟁은 아니지만 KBS 주말드라마의 시청률이 타 방송사 작품에 밀린 건 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흥행불패를 자랑해온 KBS 주말드라마가 이처럼 수모를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스토리의 진부함을 꼽을 수 있다. '최고다 이순신'은 출생의 비밀을 기본 설정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 이순신(아이유 분)이 업둥이로 들어와 온갖 고난과 역경을 딛고 자신의 친엄마와 같이 배우의 길을 걷게 된다는 줄거리를 보인다.
 
그런데 지난 3월9일 첫방송된 이 드라마는 주인공의 출생의 비밀을 둘러싸고 친엄마 송미령(이미숙 분)과 키워준 엄마 김정애(고두심 분) 사이에 벌어진 오해 때문에 매회 똑같은 갈등이 반복되는 구도를 보이고 있다. 진부한 설정은 일찍 깨부수고 새로운 이야기로 진화해나가는 스피디한 전개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연기 경험이 일천한 아이유에게 지나치게 집중된 스토리도 재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이 드라마엔 많은 주조연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대부분의 갈등이 주인공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어 배우들의 다채로운 연기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다.
 
또 고두심, 이미숙, 김갑수, 이응경 등 베테랑 연기자들이 버티고 있지만 아이유, 유인나, 고주원, 손태영, 배그린 등 아직은 연기 내공이 부족한 젊은 배우들이 드라마를 살리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있다.
 
KBS 주말드라마의 황금기가 이 대로 막을 내리게 될 지, 아니면 회심의 반격 카드가 곧 등장하게 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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