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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외채 4천억달러로 '사상최고'..재정위기 괜찮나?
2011-08-23 17:52:50 2011-08-24 08:40:37
[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우리나라 대외채무(외채)가 심리적 저지선인 4000억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나, 우리나라가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큰 위험에 빠지지 않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글로벌 금융위기가 미국과 유럽 각국의 재정위기에서 촉발됐기 때문이다.
 
23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밝힌 우리나라 총 외채는 2분기말 3980억달러로 사상최대치였다.
 
지난해 말 3600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중이다. 1분기말 대비로는 154억달러 증가한 것으로, 여전히 증가세인 것은 맞지만 1분기 증가폭(226억 달러)보다 둔화된 것이다. 
 
6월 기준 재정건전성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져 온 4000억달러에 간신히 못 미쳤다는 발표는 8월현재 4000억달러를 넘어 섰을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하다.
 
재정부 관계자는 "어차피 곧 4000억원을 넘어갈 것"이라며 "몸이 커가는데 짧은 옷을 몸에 맞추라고 할수 없다. 경제규모가 커지면 빚도 늘지만 자산도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심정적으로 2분기에는 단기외채 증가 속도가 더 많이 줄었으면 했다"며 만족스럽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지난 2분기 단기외채는 예금취급 기관의 큰 변동이 없는 가운데 외국인의 국내 단기채권 투자 등으로 13억달러 소폭 증가한 반면 장기외채는 외국인의 국고채 등 국내 장기채권 투자 증가와 예금취급기관의 장기차입 증가 등으로 141억달러 늘었다.
 
이로써 단기외채비율(단기외채/준비자산)은 49.2%로 3월말대비 0.5%포인트 하락했으며 단기외채비중(단기외채/총대외채무)도 37.6%로 3월말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단기 외채의 증가규모가 둔화되고, 장기외채가 늘어나는 등 질적인 면에서 개선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 입장과 달리 외채 증가를 볼때 안도할 수준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정대희 KDI연구위원은 "4000억달러라는 숫자 자체는 전체 규모로 볼때 문제가 되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단기외채가 문제가 돼왔다"며 "은행권에서 단기차입을 많이 해오면서 금융권이 위험해지는 경향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은행권이 많이 줄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연구위원은 "2008년 하반기에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단기차입이 줄었고 이후 천천히 증가하면서 장기적으로 늘었는데, 이번에 상대적으로 증가폭이 적었다"며 "증가 추세가 꺽인 것인지 일시적인 현상인지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2008년 리먼사태때를 보면 외국은행 본점에서도 달러 유동성 경색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은행과 외은 지점간의 외화유동성 비율과 선물환포지션 한도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증가하는 외채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요인에 대해 재정부 고위 관계자도 "4000억불은 심리적 선이다"며 "모든 (정책)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지만 어느 것을 어느시기에 하겠다는 것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은행의 선물환포지션 한도 규제와 외환건전성 부담금 등 기존 제도를 강화하거나 최근 외채 증가의 주요 원인인 외국인 채권투자에 대한 규제를 신설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토마토 송종호 기자 joist189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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