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특허침해소송에 대한 소송대리권을 놓고 변호사와 변리사 단체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로스쿨생들이 이번주 중으로 반대입장을 밝히기로 해 이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세력 대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김형주 법학전문대학원학생협의회 회장은 2일 뉴스토마토와의 전화통화에서 "변리사들의 공동소송대리권 주장은 국민들에게 법률서비스의 문턱을 더욱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번주 중 로스쿨생들의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국회 법사위 위원들에게도 변리사법 개정안에 대해 의견을 묻는 질의서를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특히 "현재 로스쿨에는 변리사 출신으로 입학한 사람들이 없지 않다"며 "과거 고시제도가 있던 때와는 상황이 달라진 만큼 소송대리권이 필요하다면 변리사도 로스쿨을 나와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또 "로스쿨의 도입취지는 다양한 경력을 가진 법조인을 배출해 국민들이 법률가가 필요한 전 분야에서 전문가의 조력을 받게 하자는 것"이라며 "이를 거스르는 유사직역단체들의 시도에 대해 변협 등 변호사단체와 함께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변협(회장 신영무) 관계자도 "최근 변협 내 청년특위 변호사들을 통해 로스쿨회장단을 만나 현재의 상황을 설명했다"며 "변리사직역을 비롯한 유사직역과의 갈등은 내년에 배출되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만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정보제공이나 전반적인 상황 설명 등이 중심이 될 것"이라며 "각자 대응이 원칙일 뿐 공동성명 발표나 행동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앞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전국자연과학대학장협의회 등 과학관련 단체 573곳은 지난달 20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변호사와 변리사의 공동대리를 허용하라"며 "하루빨리 관련법을 통과시키라"고 주장한 바 있다.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변호사와 변리사의 울타리를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대한변리사회가 특허청에 변리사 등록을 한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회원 가입을 독촉하고 있어 두 직역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대한변리사회(회장 이상희)는 지난 7월26일 특허청에 변리사 자격을 등록한 변호사들에게 공문을 보내 오는 8월31일까지 회원 가입을 마칠 것을 통지했다.
변리사법에는 변호사도 특허청에 등록한 뒤 변리사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대신 변리사회에 가입하도록 의무규정을 두고 있다.
변리사회에 따르면, 현재 특허청에 변리사 등록을 한 변호사는 4000여명으로, 이 가운데 627명만이 7월31일 현재 변리사회에 가입해 있다.
변리사회 관계자는 "특허청에 등록한 변호사 가운데 3400여명은 허수로, 변호사 아닌 순수 변리사 2800여명을 훨씬 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변리사회는 지난 5월 두차례에 걸쳐 특허청 등록 변호사들을 상대로 회원가입을 독촉하는 공문을 보낸데 이어 지난 7월26일 마지막 독촉 공문을 보낸 상태다.
변리사회 관계자는 "공문이 발송된 후 100여명의 변호사 회원들이 신규로 회원가입을 마친 상태"라며 "기한으로 정한 8월31일 이후엔 특허청에 비회원으로 변리사 업무를 하는 변호사들에 대한 강력한 행정적 규제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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