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이월 막힌 가상자산 과세…'세부담 왜곡' 우려
고변동성에도 손실 이월공제 불가…과세 형평성 지적
현행 방식 유효세율 39.81%…5년 이월 시 25.71%
2026-10-22 16:29:01 ㅣ 2026-10-22 16:35:58
[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내년 1월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손실 이월공제를 허용하지 않는 현행 과세 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주식보다 가격 변동성이 큰 만큼, 연도별로 손익을 끊어 과세할 경우 실제 장기 손익에 비해 세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겁니다.
 
2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도 가상자산 과세 체계의 보완 필요성이 도마에 올랐는데요.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손실 이월공제가 허용되지 않는 점 등을 거론하며 과세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문가나 업계 의견을 더 들어보고 판단해 보겠다"며 "국회에서 계속 나오는 의견도 최대한 숙고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전날 김민석 민주당 대표도 가상자산 과세와 관련해 "여러 의견을 듣고 있다"며 "제도 정비, 청년들의 목소리, 현실의 여건을 두루 살피는 토론으로 국회와 정부가 합리적인 해법을 찾아가도록 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과세 시행을 두 달여 앞두고 정치권에서도 유예 여부뿐 아니라 과세 체계 보완 필요성이 다시 거론되는 모습입니다.
 
가상자산은 연도별 손익 변동성이 큰데도 손실 이월공제가 허용되지 않아, 장기투자 성과와 실제 과세 부담 사이에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지=챗GPT)
 
현행 소득세법상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됩니다. 연간 소득에서 250만원을 공제한 뒤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의 세율을 적용합하는데요. 같은 과세 기간에 발생한 가상자산 손익은 통산할 수 있지만, 한 해 발생한 손실을 다음 해 이후 이익에서 공제하는 이월공제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가상자산의 높은 변동성을 고려하면 이 같은 구조가 실제 담세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근 조은애 한양사이버대학교 연구원과 김완용 한양사이버대학교 교수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연율화 변동성은 미국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전 70.3%에서 도입 후 47.5%로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주가지수 대비 변동성은 3.39배에서 3.09배로 줄어드는 데 그쳤습니다.
 
손익 변동이 크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손실을 다음 해로 넘길 수 없으면 장기간의 실제 투자 성과와 과세 대상 소득 사이에 괴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전년도에 큰 손실을 입고 이듬해 이익을 내더라도 이전 손실은 공제하지 못한 채 해당 연도의 이익을 기준으로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입니다.
 
연구진이 2018년부터 올해까지 비트코인의 실제 수익률을 적용한 시뮬레이션에서는 현행 방식의 유효세율이 39.81%로 추정됐습니다. 손실을 5년간 이월해 이후 이익에서 공제할 경우 유효세율은 25.71%로 낮아졌습니다. 같은 투자 경로에서도 손실 처리 방식에 따라 세부담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한 겁니다.
 
다만 39.81%는 모든 투자자에게 적용되는 실제 세율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매년 말 보유한 비트코인을 모두 처분한 뒤 다시 매수해 손익을 실현한다고 가정한 시뮬레이션 결과입니다.
 
김완용 교수는 "기타소득 분류는 잘못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손실 이월공제에 대해서도 "해줘야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가상자산의 경제적 성격과 높은 변동성을 고려해 소득 분류와 손실 처리 방식을 함께 재검토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해외에서는 가상자산 투자 손실을 이후 발생한 이익에서 공제할 수 있도록 한 사례도 있습니다. 미국은 가상자산을 자본자산으로 분류해 손실을 자본이득과 통산하고 남은 손실을 이후 과세연도로 넘길 수 있고, 영국도 가상자산 처분 손실을 이후 발생한 자본이득에서 공제할 수 있습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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