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자영기자] 지난 9일 한 네티즌이 제기한 '구제역 첫 신고 날짜 조작'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
정부는 작년 11월 28일 첫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고 발표했지만 이미 11월 23일 의심축이 신고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구제역 초기 대응에 실패함으로써 전국적인 확산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5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제공한 '구제역 확산 원인 및 전파경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농식품부는 이 분석에서 "경북 안동지역 양돈단지의 구제역은 2010년 11월 28일 최초로 신고되었으나, 실제로는 이 양돈단지에서 11월 23일 의심축 신고가 있었다"며 "구제역 간이 항체키트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정된 바 있고 이 과정에서 초동 방역조치가 늦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동안 구제역 최초 의심 신고 날짜가 지난해 11월28일이었다고 밝혔으나, 최초 신고 농가와 네티즌 등은 이보다 앞선 신고를 정부가 무시하고 조작해 보고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구제역 확산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어왔다.
지난 9일 인터넷 포털 다음의 토론장인 아고라에는 '안동 구제역 최초 의심 신고한 사람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와 처음으로 날짜조작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 글을 올린 네티즌은 "우리집 돼지가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인건 (지난해) 11월 23일이며 그날 아침 9시30분쯤 안동시청에 신고했고 10시30분쯤 가축위생시험소 직원 4명이 왔다"며 "간이키트 검사 결과 구제역 음성판정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안동 가축위생시험소 직원들은 돌아갔지만 다음날 이 네티즌이 키우던 새끼돼지 35마리가 죽었다는 것이다.
이 글은 아고라에서 큰 논란을 일으키며 정부와 지자체의 허술한 방역대책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화면의 지난 4일 올라온 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따르면 이 사례뿐 아니라 11월 26일 같은 양돈단지 내 다른 농장에서도 구제역이 의심되어 간이항체 키트로 검사한 결과 음성으로 판정됐지만 증세가 계속돼 검역원에 신고한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같은 실수가 두 번이나 이어진 셈이다.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는 하루 약 10억개의 바이러스를 배출하며 무서운 속도로 질병을 퍼뜨리기 때문에 이처럼 잘못된 판정 결과로 경북 안동 지역의 농장이 빠르게 오염됐을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최초 신고는 23일로 밝혀졌지만 이미 11월 중순 쯤 구제역은 발생한 상태였다고 분석했다.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분뇨를 통해 경기도 파주, 연천 지역으로 전파되며 전국적으로 확산됐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우리나라 축산농가가 밀집돼 있는 점, 겨울 한파가 지속되며 차단방약에 어려움이 있었던 점 등이 구제역 확산 요인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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