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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 때린 네 마녀 심술
외국인 주식순매도 역송금 수요 폭주
1030원선 힘없이 뚫려..정부 개입 역부족
2008-06-12 18:13:10 2011-06-15 18:56:52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네 명의 마녀 앞에서 원/달러 환율을 안정시키려는 정부의 노력도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네 가지 파생상품 만기일이 겹치면서 주식시장이 하락한다는 쿼드러플 위칭데이 12일 외국인들이 기록적인 주식 순매도 자금이 외환시장으로 몰리면서 환율을 끌어올렸다.
 
외국인들은 이날 한국 증시에서 장마감 동시호가에서만 4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매도했다. 이 같은 외국인 주식 역송금 수요가 몰리면서 정부가 저지하고 있던 원/달러 환율 1030원선은 힘없이 뚫렸다. 원/달러 환율은 불과 3일 사이에 1025원에서 1034원으로 10원 가까이 상승했다.
 
◇ 정부 개입 역부족
 
최근 들어 정부는 환율 상승세를 둔화시키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을 계속하고 있다.
 
장ㆍ차관들의 환율안정에 대한 발언이 이어졌고 1030원대를 지키기 위해 거래가 뜸한 틈을 타 달러를 매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환율은 이틀 연속으로 1030원을 상회했고 시장 참가자들은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종우 SC제일은행 상무는 외환시장에서 정부개입은 환율 상승 속도를 늦출 수는 있지만 그 방향까지 바꿀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유가 급등으로 인한 정유업체들의 달러 수요 증가와 세계 주식 시장의 침체로 인한 외국인 주식 순매도라는 거시적인 흐름에서 환율을 안정시키려는 정부의 노력은 거대한 파도 앞에 세운 모래성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12일 외환시장에서 외국인 주식 순매도 역송금 수요는 지난 3월 이후 가장 많은 액수”라고 말했다.
 
◇ 물가에 악재
 
환율이 계속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은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하겠다는 정부에 악재다.
 
지난 달 생산자 물가 상승률이 11%를 넘으면서 이 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5%를 넘어 6%에 근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도 12일 기준금리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경제에 물가 상방리스크가 경기 하방리스크보다 더 크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유가 상승세가 계속 되는 상태에서 환율 마저 다시 높아지면 정부가 바라는 물가 안정은 어려워진다.
 
유가가 어디 까지 오를 것인지, 환율이 언제 안정될지 너무나 불확실하다”는 이 총재의 말은 통화당국의 고민이 얼마나 깊은 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뉴스토마토 김현우 기자 dreamof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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