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배상하라"…북한 상대 첫 손배소
정부, 북한 당국 상대 첫 손배소 전부 승소
2026-09-16 12:02:39 2026-09-16 16:05:25
[뉴스토마토 신다인 기자]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데 따른 손해배상금 446억여원을 우리 정부에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정부가 북한 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첫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이 우리 정부 손을 들어준 겁니다. 다만, 실제 이행 여부는 현실성이 낮습니다. 
 
지난 2021년 9월29일 오전 경기 파주시 도라전망대에서 북한 개성공단 일대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6부(재판장 김형철)는 16일 대한민국 정부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전부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북한이 정부에 청구액 446억2641만722원 전액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고, 소송비용도 부담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정부가 2023년 6월 소송을 제기한 지 약 3년 3개월 만에 나온 결론입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2018년 남북 정상의 '4·27 판문점 선언'에 따라 같은 해 9월 개성공단에 설치됐습니다. 남북 간 상시 소통과 교류 협력을 위해 북한 개성공업지구에 설치되었던 상설 남북 당국 간 협의 거점으로, 남북 화해의 상징물로 평가받았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2020년 6월16일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했습니다. 폭발로 인접한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도 함께 파손됐습니다.
 
대북 강경책을 구사하던 윤석열정부는 손해배상청구권의 3년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직전인 2023년 6월 북한을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연락사무소가 설치된 공단의 토지는 북한 소유지만, 건설비로 우리 세금 약 180억원이 투입됐기 때문에 북한에 배상 책임이 있다는 겁니다.
 
청구액 약 446억원은 북한의 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따른 연락사무소 청사 건물(약 102억원)과 인접한 종합지원센터 건물(약 344억원)의 손해액을 합한 액수입니다. 
 
재판은 북한에 소송서류를 직접 전달하기 어려워 장기간 지연됐습니다. 법원은 지난해 1월 공시송달을 명령했고, 같은 해 4월 첫 변론을 진행했습니다. 
 
공시송달은 상대방의 소재를 확인하기 어렵거나 서류를 전달할 수 없을 때 법원 게시판 등에 서류를 게시한 뒤 송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입니다. 북한은 재판에 출석하거나 별도의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정권 교체 이후 정부가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소송을 취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통일부는 지난달 재판부에 선고기일 연기를 요청했습니다. 당시 통일부는 북한 당국을 상대로 한 정부 차원의 첫 소송인 만큼 판결 이후 조치 등을 검토할 실무적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통일부는 선고 직후 “남북 대화가 재개돼 모든 남북 간 문제가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해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다만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정부가 북한으로부터 배상금을 받아낼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북한이 국내 법원의 재판과 판결을 인정하지 않는 데다, 북한을 상대로 강제집행에 나설 현실적인 수단도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이번 소송은 실질적인 배상보다는 손해배상채권을 확보하고 북한의 책임을 사법적으로 확인하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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