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희 기자]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이 모회사인 교보생명과 흡수합병 수순을 밟으면서 국내 디지털 보험사는 사실상 카카오페이손해보험만 남게 됐습니다. 카카오페이손보가 가진 플랫폼 이점을 기반으로 디지털 보험 수익 모델을 구축하는 게 과제로 떠오릅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흡수합병을 결정했습니다. 2013년 국내 최초로 출범한 디지털 보험사가 모회사로 합쳐지면서 디지털 보험 시장에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만 남게 됐습니다.
앞서 디지털을 강조하며 출범한 신한EZ손해보험과 하나손해보험도 대면 영업이나 장기보험 상품군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모델을 바꿨습니다. 캐롯손해보험 역시 출범 이후 적자가 누적되면서 지난해 모회사인 한화손해보험에 흡수합병됐고 캐롯이 가진 디지털 역량을 모회사에 녹여내는 방식으로 전략을 선회했습니다.
이 가운데 카카오페이손보는 출발점부터 차이가 있습니다. 디지털 보험사들이 기존 보험사에서 출발했다면 카카오페이손보는 IT·플랫폼 카카오페이를 기반으로 강력한 플랫폼 트래픽을 이미 갖춘 상태에서 보험업에 진출했기 때문입니다. 실제 카카오페이의 올해 2분기 일간활성이용자수(DAU)는 695만명에 달합니다. 디지털보험사들의 주요 과제로 꼽히는 고객 유입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습니다.
다만 고객 접점을 확보했다고 해서 곧바로 수익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카카오페이손보의 상반기 결손금은 187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315억원에 비해 42.7% 확대됐습니다. 2022년 출범 이후 적자가 이어지면서 누적 결손금도 커지고 있습니다.
결국 카카오페이손보가 플랫폼의 강점을 실제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일반 손해보험사들은 설계사와 법인보험대리점(GA), 텔레마케팅(TM) 등 판매 채널을 통한 모집 비용을 부담해야 하지만 카카오페이손보는 이 비용 구조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낮은 단기보험만으로는 규모 있는 이익을 내기 어려운 만큼 일반 손해보험사처럼 장기보험을 통한 안정적 수익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숙제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다만 카카오페이손보는 반드시 기존 손보사와 같은 방식으로 장기보험을 키울 필요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설계사 설명이 필요한 복잡한 보험상품 대신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가입할 수 있는 단순한 보장 중심의 장기·단기보험을 확대해 디지털 판매 구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입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현재 미니보험과 함께 영유아보험과 건강보험 등 장기보험 상품군도 늘리고 있는데요. 이들 상품은 다른 장기보험과 달리 핵심 보장만으로 구성돼 상대적으로 단순한 구조입니다. 장기보험 포트폴리오는 단계적으로 확대하되 장기보험을 중심으로 보험 포트폴리오를 재편하지는 않는다는 게 카카오페이손보의 계획입니다. 플랫폼 강점을 활용해 디지털·레저·라이프 영역에 알맞은 상품군을 늘려나가면서 고객을 늘리고,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입니다.
카카오페이손보 관계자는 "우리가 판매하는 장기보험은 일반 손보사들이 판매하는 종합보험과 달리 핵심 보장만으로 구성된 단순한 상품"이라며 "보험료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중장기적으로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앞으로도 소비자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보험상품을 늘려나가겠다"며 "기존 보험사와 다른 디지털 보험사만의 영역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해외여행자보험을 비롯해 다양한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카카오페이손해보험 홈페이지 캡처)
배희 기자 SheisH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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