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스토마토 하주화 기자] 울산시가 ‘시내버스 공영제’ 전환을 위한 공론화에 들어갑니다.
민간업체의 적자 대부분을 세금으로 메우면서도 시민 수요에 맞춰 노선을 신설하거나 배차를 조정하는 데는 제약을 받는 현행 민영제 체계를 손보겠다는 겁니다. 이해관계가 첨예한 버스 운영 체계 개편 과정의 동력은 결국 여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울산시는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버스 공영제 도입 방침을 공식화했습니다. 오는 21일 첫 시민토론회를 열고 올해 말까지 도입 전제 조건과 추진 방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공영제를 지향하되 준공영제를 포함한 전환 방식과 범위는 시민 공론을 거쳐 정하겠다는 접근입니다.
김창현 울산시 교통국장이 15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버스 공영제 전환 추진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울산시가 공영제 전환에 나선 건 현행 민영제가 안고 있는 재정 지원과 운영 권한의 불균형 때문입니다. 올해 울산시의 시내버스 지원액은 2193억1900만원입니다. 적자 노선 지원만 1519억원에 달하지만 차량 확보와 기사 배치, 실제 운행은 민간업체가 맡습니다.
김창현 교통국장은 “시가 재정적자 지원은 다 하고 있는데도 버스 노선과 운영에 대한 권한은 상당히 제한적”이라며 “시민이 원하는 노선 배치를 신속하게 조정하려면 공영제에 기반한 권한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세금 투입에 맞춰 노선·운영 결정권도 공공이 가져오겠다는 구상입니다.
이 같은 불균형은 노선 복원 과정에서 드러납니다. 울산시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버스 92대를 확충해 폐지된 5개 노선을 복원하고 4개 혼잡 노선을 개선할 방침입니다. 126번은 지난 7월 운행을 재개했고, 10월4일로 예정된 복원·증차도 업체와 노조가 합의했습니다. 민영제에서도 한정면허를 활용할 수 있지만, 시가 차량과 인력을 직접 투입할 수 없어 공급을 확대할 때마다 업체·노조의 합의를 거쳐야 합니다.
다만, 공공의 결정권이 커지는 만큼 책임도 무거워집니다. 공영제는 시나 지방 공기업이 노선과 배차, 운행 계획을 직접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수익성보다 시민 이동권을 중심으로 노선을 짤 수 있지만 차량·차고지 인수와 운송면허 취득, 조직·인력 확보에 적지 않은 비용과 준비가 필요합니다.
울산시가 전면 도입에 앞서 울산도시공사에 일부 공영 노선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운영 경험을 쌓아 시행착오를 줄이고, 내년에는 운영 체계 개편과 교통공사 설립 용역을 각각 추진합니다. 교통공사 설립에는 행정안전부 협의와 타당성 심사, 조례 제정, 시의회 동의 등이 필요해 빨라도 2029년 상반기로 예상됩니다. 자산 인수액과 함께 813억원에 달하는 6개 버스업체의 미적립 퇴직금도 풀어야 합니다.
결국 기술적 타당성 못지않게 중요한 건 시민과 이해관계자의 동의입니다. 김상욱 시장은 취임 후 버스 파업을 앞둔 대시민 호소와 120울산민원센터·서울본부 예산 복원 과정에서 여론을 주요 현안의 돌파구로 삼아왔습니다. 다만 공영제는 일회성 예산 복원이나 노사 타협과 달리 자산과 면허, 고용승계와 재정 부담을 장기간 조정해야 합니다. 김 시장의 ‘공론 승부’ 성패는 공영제 찬반보다 이 복잡한 이해관계를 얼마나 실질적인 합의로 묶어내느냐에 달렸습니다.
김 시장은 지난달 버스 노사 협상 타결 직후 “임금협상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임시방편으로 시내버스 문제를 넘길 생각이 없고, 민영제에서 비롯된 구조적인 문제를 반드시 풀어야 나갈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울산=하주화 기자 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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