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희 기자] 은행권의 부동산업 대출이 가파르게 늘고 있습니다. 올해 2분기 예금은행의 부동산업 대출금이 336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일부 은행의 관련 업종 연체율도 잇따라 상승하고 있는데요. 부동산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출 규모와 건전성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서 은행권의 리스크 관리에도 경고등이 켜지고 있습니다.
1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예금은행의 부동산업 대출금은 336조3573억원으로, 지난해 말 326조822억원과 비교하면 반년 만에 10조2751억원 늘었습니다.
특히 2분기 들어 증가 속도가 눈에 띄게 가팔라졌는데요. 지난해 4분기 말 326조822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328조4843억원으로 2조4021억원 증가한 데 그쳤지만, 2분기에는 석 달 만에 7조8730억원 불어났습니다. 1분기 증가액의 약 4.7배에 달합니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증가세가 두드러집니다. 부동산업 대출금은 지난해 1분기 316조1214억원에서 2분기 318조4628억원, 3분기 322조6038억원으로 늘어난 뒤 4분기 326조82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도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2분기 처음 336조원을 넘어선 겁니다.
대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사이 일부 은행에서는 부동산업 및 임대업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의 올해 2분기 말 부동산업·임대업 연체율은 0.42%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말 0.21%에서 올해 1분기 0.35%로 오른 데 이어 다시 0.07%포인트(p) 상승했습니다. 신한은행이 관련 업종별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21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다른 은행들의 상황도 비슷합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올해 2분기 부동산업·임대업 연체율은 각각 0.62%, 0.57%로 약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반면 KB국민은행은 1분기 0.44%에서 2분기 0.16%로 0.28%p 하락했습니다.
국책은행까지 범위를 넓히면 부동산업의 건전성 부담은 더욱 뚜렷합니다. 기업은행의 중소 부동산업·임대업 연체율은 2분기 말 1.54%로 전 분기보다 0.26%p 상승, 2012년 3분기 이후 약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은행권에서는 부동산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임대업자를 비롯한 기존 차주의 상환 여력이 약화한 것이 연체율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영업자 폐업으로 상가 임대수입이 줄어든 데다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자산을 처분해 대출을 상환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겁니다. 여기에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도 차주 상환 여력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문제는 기존 여신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는 시점에 신규 대출을 포함한 부동산업 익스포저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는 관련 대출이 늘수록 건전성 관리의 중요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취약 여신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경기 성남시 불곡산에서 분당구 일대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진희 기자 l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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