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희 기자] 꾸준히 자사주를 사들여 온 금융지주 회장들이 금융주 강세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의 경우 보유주식 평가이익이 13억원을 훌쩍 넘어서며 평가수익률이 210%에 달했고, 다른 지주 회장들도 수억 원대 이상의 평가이익을 기록했습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종룡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은 전날 우리금융 주식 5000주를 장내 매수했습니다. 이번 추가 매입으로 임 회장의 보유주식은 기존 1만주에서 1만5000주로 늘었습니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통상 자사주 매입을 통해 책임경영과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시장에 전달해 왔는데요. 경영진이 직접 회사 주식을 사들여 회사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고 주주와 이해관계를 함께한다는 취지입니다. 양종희
KB금융(105560) 회장과 진옥동
신한지주(055550)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등도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해 온 바 있습니다.
다만 금융지주는 주인 없는 회사 구조 특성상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이 오너 경영인의 지분 확대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회장 개인의 보유 지분이 전체 발행주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미미해 자사주 매입 자체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입니다. 이 때문에 금융지주 수장의 자사주 매입은 실질적인 주가 부양이나 책임경영보다는 상징적인 행보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실제 최근 금융지주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실적 개선과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입니다. 금융지주들이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에 나서면서 기업가치 재평가에 대한 기대가 커진 상황입니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전일 종가는 각각 16만9100원, 11만500원, 13만4900원, 3만4500원입니다. 지난해 말 주가(12만4700원·7만6900원·9만4100원·2만8000원)와 비교하면 올해 들어 각각 35.6%, 43.7%, 43.4%, 23.2% 상승했습니다. 특히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연초 이후 40% 넘게 뛰었습니다.
금융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회장들이 보유한 자사주 가치도 크게 불어났는데요. 평가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은 함 회장입니다. 함 회장이 보유한 하나금융 주식 1만5132주의 평가액은 약 20억4100만원으로, 취득액 약 6억5700만원과 비교하면 평가이익은 약 13억8400만원에 달합니다. 평가수익률은 210.7%입니다.
진 회장도 평가수익률이 148.5%로 뛰었습니다. 보유주식 1만8937주의 평가액은 약 20억9300만원으로, 취득액 약 8억4190만원과 비교하면 평가이익은 약 12억5100만원입니다. 양 회장이 보유한 5451주의 평가액은 약 9억2200만원입니다. 취득액 약 4억600만원과 비교하면 평가이익은 약 5억1600만원으로, 평가수익률은 127.2%입니다.
최근 5000주를 추가로 사들인 임 회장의 평가액은 5억1750만원으로, 취득액이 2억7780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평가이익은 2억3970만원입니다. 평가수익률은 86.3%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금융지주 회장들이 책임경영을 내걸고 자사주를 사들이는 사이 금융주의 몸값 자체가 크게 뛰면서 보유주식에서도 상당한 평가이익을 얻게 된 셈입니다. 금융지주들이 밸류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데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개선 기대까지 더해지면서 은행주에 우호적인 환경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 상승은 은행들의 NIM 개선이 기대되고, 은행의 양호한 이익 체력 기반 CET1비율 개선에 따른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하다"며 "현 매크로 환경은 은행에 긍정적이고,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방어주로서의 역할이 부각되는 시기"라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진희 기자 l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