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유정복 인천시장이 임기 말 자기 사람들로 채워 넣은 인천시 출자·출연기관장들과 새롭게 들어설 박찬대 차기 인천시 집행부의 '불편한 동거'가 길게는 2028년 말까지 이어질 전망입니다. 4년 전 유정복 인수위원회는 전임 시장 인사들에게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한 바 있어, 이번 박찬대 인수위는 어떤 대응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지난 4월30일 박찬대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와(왼쪽), 유정복 인천시장이 한 자리에 앉아 어색한 웃음을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10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시 출자·출연기관장 가운데 임기가 남은 유 시장 측 인사들은 10여명에 달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이종관 인천문화재단 대표는 임기가 3년으로, 2028년 말까지 자리를 지키게 됩니다. 이 대표는 인천시립교향악단 단원 출신으로, 인천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을 역임했습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선 유 시장 캠프에서 문화예술특보를 맡았습니다.
지난해 10월엔 이부현 인천신용보증재단 이사장과 유지상 인천관광공사 사장이, 11월에는 최계운 인천연구원장이 각각 임명됐습니다. 세 사람의 임기는 모두 3년입니다. 2028년 9~10월까지 임기가 보장됩니다.
최 원장은 앞서 인천환경공단 이사장을 지낸 바 있습니다. 이부현 이사장은 유 시장과 제물포고 동기 동창으로, 인천시 부이사관(3급) 출신입니다. 유지상 사장도 인천시 부이사관 출신인데, 2022년 민선 8기 유정복 인수위에서 전문위원을 맡았습니다.
한진호 인천시 자치경찰위원장 임기는 내년 7월, 김학준 인천대 이사장은 내년 1월, 조명조 인천로봇랜드 대표는 내년 2월, 최근 이사회에서 3년 연임을 의결한 제갈원영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 대표는 2028년 7월까지 임기가 남았습니다. 모두 유 시장과 같은 제물포고 동문입니다.
아울러 유 시장은 올해 초 유병윤 전 인천글로벌캠퍼스 대표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으로 임명하려고 했으나 산업통상부가 결정에 시간 끈 탓에 결국 불발됐습니다. 법적 강제 사안은 아니지만 인천시는 인천경제청장을 임명할 때 산업부 동의를 얻어왔습니다.
인천시 출자·출연기관은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인이 공약을 실현하고 시정을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들입니다. 하지만 박 당선인으로선 상당 기간 유 시장 측 인사들과 불편한 동거를 하게 된 셈입니다. 공약 이행에 차질이 빚어지면 결국 피해는 인천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4년 전 유 시장 인수위는 전임인 박남춘 시장이 임명한 출자·출연기관장들에게 직접적인 경고장을 날린 전례가 있어서 박 당선인의 대응이 주목됩니다. 당시 정유섭 유정복 당선인 인수위원장은 "전문성이 아닌 정치적 이유로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이 많다"며 "스스로 알 것이다. 이들이 거취를 분명히 하지 않는다면 혼란이 온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박찬대 인수위 관계자는 "박 당선인과 철학을 공유하고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기관장을 맡는다면 좋을 것"이라면서도 "임기가 보장된 기관장을 내보낼 방법은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당분간 불편한 동거가 이어질 것"이라며 "당사자들의 결단을 기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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