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신수정 기자) 웰컴금융그룹이 베트남 부실채권(NPL)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해 해외 사업 기반을 다지면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그룹은 지주격 계열사인 웰컴에프앤디를 통해 해외 중간지주사 웰컴캐피탈 월드와이드(Welcome Capital Worldwide)를 거느리고 베트남·싱가포르·필리핀·미얀마 등 아세안(ASEAN) 5개국에 현지법인을 운영 중입니다. 특히 베트남 법인 웰컴 비나(Welcome VINA CO., LTD) 산하 NPL 투자회사 웰컴뎁트트레이딩(Welcome Debt Trading)이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국제금융공사(IFC)와의 공동 투자 성과까지 가시화되면서 국내 금융사 가운데 드물게 해외 NPL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최근 손종주 웰컴금융그룹 회장의 장남 손대희 대표가 웰컴저축은행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되며 해외 계열사 겸직에서는 물러났지만, 그간 베트남 현지 사업 기반 구축 과정에서 여러 의견을 더하며 글로벌 사업 확대의 토대를 마련했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문영소 웰컴뎁트트레이딩(Welcome Debt Trading) 법인장(사장). (사진=신수정 기자)
"고객 절반이 로컬 금융기관" 현지화 경쟁력 입증
웰컴금융 해외 현지법인들이 대부분 대출업을 영위하는 가운데, 웰컴뎁트트레이딩은 그룹 내에서 유일하게 부실채권(NPL) 사업에 특화해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손대희 대표와 함께 현지 사업을 이끌고 있는 문영소 웰컴뎁트트레이딩 법인장(사장)은 "베트남 대출 시장은 이미 경쟁자가 많지만 NPL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며 "금융시장 성장 과정에서 NPL 시장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선제적으로 진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웰컴뎁트트레이딩은 2021년 12월 출범 이후 약 4년5개월 동안 6개 금융기관으로부터 총 14건의 NPL 포트폴리오를 매입했으며, 원금 기준 약 6조동(한화 약 3300억원) 규모의 자산을 확보했습니다.
현지화 전략도 가시적인 성과를 올렸습니다. 문 법인장은 "초기에는 한국계 금융기관 채권 중심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현재는 고객 절반 이상이 현지 금융기관"이라며 "그만큼 현지 시장에 안착했다는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호찌민 사이공강 일대 벤탄·투티엠 지역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국제금융센터(IFC) 개발도 NPL 시장 성장 기대를 키우는 요인입니다. 세제 감면과 외환 규제 완화 등을 기반으로 금융시장 규모가 확대되면 부실채권 시장 역시 함께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문 법인장은 "경제와 금융 규모가 커질수록 부실채권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개별 거래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향후에는 전문적인 부실 처리 수요가 커지면서 시장 형태를 갖춰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웰컴금융이 현지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후발주자들의 관심도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문 법인장은 "과거에는 불확실성과 규제 부담으로 진출 검토 단계에 그친 곳들이 많았다"며 "최근에는 사업성과 자금 회수 구조가 확인되면서 시장 진입을 검토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웰컴금융 베트남 법인이 들어선 건물. (사진=신수정 기자)
웰컴 베트남 법인 간판. (사진=신수정 기자)
IFC와 6000만달러 공동투자 체결
웰컴뎁트트레이딩은 설립 3년여 만인 2024년 6월 세계은행그룹 산하 국제금융공사(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 IFC)과 베트남 NPL 시장에 향후 3년간 6000만달러(약 828억원)를 공동 투자하는 협약을 체결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IFC는 개발도상국 민간 부문 투자를 담당하는 세계 최대 개발금융기관으로, 100여개국에서 활동하며 신흥국 금융시장 육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NPL 시장을 역시 성장을 과제로 삼고 있던 곳입니다. 문 법인장은 "6000만달러 규모는 베트남 NPL 시장에서는 상당히 의미 있는 자금"이라며 "단순 자금 지원을 넘어 IFC로부터 시장을 함께 키워갈 파트너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IFC와의 협약 이후 사업 운영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문 법인장은 "웰컴 역시 국내에서 오랜 기간 NPL 사업 경험을 축적해 왔지만, IFC는 글로벌 시장에서 축적한 데이터와 노하우를 갖고 있다"며 "투자 심사와 의사결정 과정에서 IFC의 검증 체계와 조언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IFC의 엄격한 준법감시·내부통제 기준을 적용받으면서 대외 신뢰도도 높아졌습니다. 문 법인장은 "IFC는 투자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자금세탁방지(AML), 테러자금조달방지(CFT) 체계 등을 엄격하게 점검한다"며 "웰컴뎁트트레이딩도 글로벌 기준에 맞춰 내부 관리 체계를 강화해 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베트남 NPL 법인인 웰컴뎁트트레이딩 사무실 입구. (사진=웰컴금융그룹)
<뉴스토마토> 특별취재팀이 방문한 당일 사무실 내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웰검뎁트트레이딩 직원들. (사진=신수정 기자)
디지털·원칙경영 차별화로 현지서 '웰컴식' 안착
국내 저축은행업권 디지털 플랫폼 ‘웰뱅’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 기반 금융 역량과 원칙 중심 경영 문화를 베트남 현지 사업에 이식하면서, 웰컴뎁트트레이딩만의 차별화 전략도 현지 시장에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문 법인장은 "웰컴금융은 디지털과 데이터를 금융 경쟁력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며 "채권 매입부터 배정·회수·사후관리까지 대부분의 업무를 데이터 기반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개인 신용대출 중심의 NPL 특성상 통계와 데이터 분석 역량이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관련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고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인공지능(AI) 기술도 현지 추심 관리 체계에 도입했습니다. 기존에는 통화 녹취를 사람이 직접 점검해야 했지만, 현재는 AI가 전체 통화 내용을 분석해 문제 가능성이 있는 사례를 선별하고 담당자가 2차 검수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입니다. 이를 통해 모니터링 효율성과 내부통제 수준을 동시에 높였습니다.
조직 운영 측면에서는 원칙 중심 경영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실제로 웰컴뎁트트레이딩은 국제금융공사(IFC) 기준에 맞춘 준법감시·내부통제 체계와 자체 행동강령(Code of Conduct)을 운영 중입니다. 채무자 관리에서도 단순 회수보다 상환 여건을 고려한 맞춤형 해결 방안을 제시하며 신용 회복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문 법인장은 "부정부패나 편법 없이 원칙과 기준에 따라 조직을 운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피력했습니다. <⑦편에서 계속>
<뉴스토마토> 특별취재팀과 인터뷰 중인 문영소 법인장. (사진=신수정 기자)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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