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 K-2금융)⑤신한파이낸스 "4중고 터널 지나 친환경으로 영토 확장"
2026-05-22 06:00:00 2026-05-22 06:00:00
(호찌민=배희 기자) 베트남 호찌민 남부를 가로지르는 사이공강을 사이에 두고 1군 건너편에 위치한 더 멧(The METT) 오피스 빌딩에는 신한 파이낸스 베트남(SVFC)을 비롯한 신한금융지주의 손자회사들이 입주해 있습니다. 베트남 중앙은행 호찌민 지점에서 사이공강을 따라 차로 6분 남짓이면 닿는 거리입니다. 23층 규모의 오피스 건물 최고층에 위치한 SVFC 사무실에서는 향후 호찌민 국제금융센터(IFC) 존으로 조성될 예정인 투티엠 지역이 한눈에 내려다보였습니다.
 
아시아 금융 허브로 도약할 투티엠에 둥지를 튼 신한 오피스 빌딩에는 직원들을 위한 휴게 공간이 널찍하게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SVFC는 이곳에서 현지 직원 655명과 주재원 5명으로 구성된 660명 규모의 인원을 통솔하며 신한 브랜드의 리테일 금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신한금융지주 5개 베트남 현지 계열사가 입주한 더 멧 빌딩. (사진=배희 기자)
더 멧 빌딩 내 신한 베트남 파이낸스 로비. (사진=배희 기자)
 
호찌민에 뿌리 내린 신한의 위기 극복 DNA
 
"비즈니스가 한 가지 사업에만 머물러 있으면 위기가 닥쳤을 때 살아남기 쉽지 않습니다." 천영일 SVFC 법인장은 코로나19 이후 직면한 '4중고' 이후 신한 파이낸스 베트남의 체질 개선을 이끌었습니다. SVFC는 2019년 법인 출범 이후 2022년까지 베트남 국가의 지속적 경기 부양 효과에 힘입어 고성장했는데요. 이어진 코로나19 여파와 글로벌 공급망 위축, 베트남 부동산 시장 침체, 파이낸스 채권 회수 시장 규제 강화라는 4중고에 직면하며 2023년 적자를 기록하는 진통을 겪었습니다.
 
SVFC가 입주한 더멧 빌딩 외경과 천영일 법인장. (사진=배희 기자, 신한카드, 챗GPT 합성)
 
그동안 단일 상품 중심의 고수익 비즈니스모델에 치중했던 SVFC는 한차례 위기를 겪은 이후 대대적인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대출 자격 기준 강화, 영업 조직 재정비에 착수했습니다. SVFC 현재 현지에서 10개 지점과 29개 영업소를 운영 중이며 △캐시론(76%) △할부(13%) △카드(5%) △오토(4%) 비중으로 대출 상품 포트폴리오를 정비했습니다.
 
천 법인장은 "핵심 사업인 리테일 대출의 경쟁력은 강화하되 안정성 있는 추가 상품 라인을 지속적으로 확대했다"며 "이를 가동할 영업 채널은 효율적으로 재설계함과 동시에 디지털 전용 상품 출시를 통해 현지 고객과 시장 저변을 넓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개선 노력에 힘입어 SVFC는 2023년 적자를 딛고 2024년엔 38억원, 지난해에는 125억원 순익을 내며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했습니다. 
 
현재 더 멧 오피스 빌딩에는 국내 신한금융그룹 5개 현지 자회사가 함께 입주해 있는데요. 이들은 각자의 주력 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신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그룹사 간 시너지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천 법인장은 "신한파이낸스와 신한은행 고객을 대상으로 신한라이프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등 실질적인 시너지가 나고 있다"면서 "단순 상품 연계를 넘어 베트남 내 신한그룹 차원의 공동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며 인지도를 넓히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조직 운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현지 관점의 업무 추진입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르라는 격언과 같습니다." 호찌민 현지 조직을 운영하는 방침에 대해 천 법인장은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정규직 660명의 99%가 현지 직원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천 법인장은 "우리 법인의 고객 100%가 현지 리테일 고객이고 현지 중앙은행 및 행정기관의 규제와 감독을 받고 있는 만큼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현지 관점에서 운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지 직원의 아이디어와 의견을 적극 수렴해 당국과 현지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전략을 택한 것입니다.
 
더 멧 빌딩 내 신한 직원들을 위한 휴게 공간. (사진=배희 기자)
 
지난 2020년 베트남 중앙은행(SBV)이 목적 없는 소비자 대출의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이라고 요구했을 때도 현지화 전략이 빛을 발했습니다. SVFC는 고민 끝에 2022년 SVFC는 신용카드를 전격 런칭했는데요. 신용카드를 통한 대출 시장을 확보하면서 당국의 규제를 우회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추진 과정에서 실무진은 이미 현지에 진출한 신한은행과의 비즈니스 중복을 우려하기도 했으나 베트남 카드 시장의 특성상 카드 시장이 활발하지 않고 은행과 파이낸스사의 타깃 고객군이 달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습니다.
 
베트남의 리테일 금융시장의 95%는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은행이 점유 중이며 SVFC와 같은 파이낸스 회사들이 나머지 5% 대출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신용대출과 할부금융 크게 두 가지 축으로 움직이는데, 최근에는 할부금융 규모가 확대되면서 온라인 대출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천 법인장은 "신용대출 상품력 및 조직 내실을 키움과 동시에 할부금융 시장으로의 적극 영역을 넓혀 상품 포트폴리오의 균형감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채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디지털 상품 및 서비스 강화와 주요 메이저 플랫폼사와의 공동 마케팅 강화 등 시장 경쟁력을 키워나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신한 베트남 파이낸스 사무실 모습. (사진=배희 기자)
 
도로를 민트로 물들인 친환경 오토 금융
 
호찌민 도로에는 가득 찬 오토바이 행렬 만큼이나 눈에 띄는 장면이 있습니다. 도로를 누비는 민트색 자동차와 오토바이인데요. 이들은 모두 베트남 최대 기업집단인 빈그룹 자회사 빈패스트(VinFast)가 제조한 전기차입니다. 현지에서 빈그룹은 한국의 삼성과 비슷한 인지도로 통하며 지난해 베트남 내 자동차 점유율 33%, 전기 오토바이 부문 판매량 시장 1위를 달성했습니다.
 
빈패스트는 당국의 탄소중립 정책에 발맞춰 SVFC를 포함한 금융사들과 손잡고 대규모 전기차 전환 프로젝트를 가동 중입니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는 올해 7월부터 도심 내 주요 순환도로에서 휘발유 오토바이 운행을 금지하고 이를 점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인데요. SVFC도 빈패스트 전기 오토바이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할부 금융 제휴 혜택을 제공하며 오토 금융 영토를 넓히고 있습니다.
 
SVFC는 이러한 노력으로 베트남 사회와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천 법인장은 신한카드의 미션인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을 바탕으로, 베트남 현지에서 가장 신뢰받는 리테일 금융회사로 거듭나는 것이 SVFC의 핵심 가치라고 짚었습니다.
 
그는 "개인 대출과 일반 할부금융은 물론, 전기 오토바이 할부 구매, 태양광 패널 할부 등 다양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단기 재무 성과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베트남 사회와 고객으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⑥편에서 계속>
 
호찌민 도로를 누비는 빈패스트 자동차와 오토바이. (사진=배희 기자)
 
배희 기자 SheisH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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