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기아가 그동안 유지해 온 공동 대표 체제의 리스크 분산 구조를 탈피하고, 지난 6년간 기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송호성 사장의 단독 지휘 아래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전망입니다. 이번 체제 전환을 계기로 송 사장이 공들여온 '전기차 대중화' 전략이 본격적인 속도전에 돌입합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지난 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기아의 중장기 사업 전략과 재무 목표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기아)
송호성 기아 사장은 다음달 10일 정식 취임 6년을 맞이합니다. 앞서 기아는 지난 11일 송호성·최준영 각자 대표 체제에서 송 사장 단독 대표 체제로의 변경을 공시했습니다. 생산·노무와 글로벌 사업을 분담하던 체제를 끝낸 것입니다.
2020년부터 이어진 각자 대표 체제에서는 역할이 비교적 분명했습니다. 송 사장은 글로벌 사업과 미래 전략을 맡았고, 최 사장은 생산과 노무 부문을 담당했습니다. 이번에는 별도의 새 대표를 선임하지 않고 송 대표 단독 체제를 택했으며,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송 대표 중심의 ‘리더십 강화’ 차원의 전략적 선택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체제 개편은 송 사장의 경영 성과와 리더십에 대한 그룹 차원의 두터운 신뢰가 배경이 됐습니다. 2020년 취임한 송 사장은 기아의 브랜드 고급화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전동화 중심의 체질 개선을 성공적으로 주도해 왔습니다. 2021년에는 기아의 '브랜드 리런치'를 주도해 기아자동차에서 기아로 사명을 변경하고, 브랜드 철학과 엠블럼까지 교체하는 파격적인 변화를 단행하며 회사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습니다.
실적 면에서도 괄목할 성과가 이어졌습니다. 기아는 2024년 연매출 100조원을 처음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14조원 수준의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수익성 지표 역시 안정적으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7%대를 기록하며 글로벌 완성차 업계 상위권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고수익 차량 판매 비중이 확대된 점도 실적 개선 배경으로 꼽힙니다.
송 사장의 최우선 과제는 글로벌 전기차 캐즘(수요 둔화)을 돌파하는 것입니다. 기아는 EV3, EV4, EV5 등 전기차 대중화 모델을 글로벌 시장에 확대 전개해 전기차 구매 문턱을 낮추고, 올해 EV2의 성공적인 출시를 통해 풀 라인업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모델 역시 셀토스부터 텔루라이드까지 확대해 다양한 수요를 흡수하는 전략을 병행합니다. 올해 말 기준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내연기관 23종, 전기차 9종 등 총 32종에서, 2030년에는 내연기관 17종, 전기차 15종으로 구성하며 전동화 저변을 단계적으로 넓힌다는 방침입니다.
기아는 2028년까지 5년간 기존 계획보다 5조원이 증가한 총 38조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이 가운데 15조원을 미래사업에 집중 투입합니다. 전동화 65%, PBV 19%,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 8%, 미래항공모빌리티(AAM)·로보틱스 5% 등 구체적인 투자 비율도 공개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단독 대표 체제로 의사결정 구조가 단순화된 만큼, 미래 투자 전략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