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가 올해 연속 판매 감소라는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고금리와 내수 소비심리 위축, 미국 관세 정책 변화 등의 악재가 한꺼번에 겹치면서입니다. 다만 5월 내수 절대 강자인 신형 그랜저 출시를 기점으로 반격에 나설 예정입니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90’도 기대작입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97만 5213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 (1월 1.0%, 2월 5.1%, 3월 2.3% 각각 감소)했습니다. 반면 아우 격인 기아는 77만 9169대를 기록하며 0.8% 성장했고,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다 실적이라는 점이 대조적입니다.
판매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할부 금리 부담이 꼽힙니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인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판매는 15만 9066대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팰리세이드 리콜에 따른 일시 판매 중단과 부품사 화재로 인한 생산 차질, 중동 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더해졌습니다. 결국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급감한 2조 5147억원에 그쳤습니다.
이런 악재 속에서도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습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45조 9389억원으로 역대 1분기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판매 대수가 줄었음에도 매출이 늘어난 데는 역대 최대 수준의 하이브리드차 판매 및 금융 부문 실적 개선 덕분입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체 수요가 7.2% 감소한 환경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한 결과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그러나 수익성 악화라는 성적표 앞에서 현대차로서는 내수 판매 반등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분위기 반전의 열쇠는 지난달 새롭게 공개된 ‘더 뉴 그랜저’가 쥐고 있습니다. 그랜저는 1986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 200만대를 돌파한, 국내 세단 시장의 상징입니다. 세대를 거듭할수록 판매량이 불었는데, 5세대와 6세대 모델은 각각 51만 대, 50만 대를 넘기며 누적 200만 대 달성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현대차 '더 뉴 그랜저' 외관. (사진=현대차)
2023년에는 연간 11만 3062대를 판매해 국산차 전체 1위에 올랐고, 국내 판매 차종 가운데 유일하게 10만 대 이상 팔린 모델이 됐습니다. 쏘렌토, 카니발 같은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조차 그 10만 대를 넘지 못했습니다. 다만 2025년에는 연간 7만 1775대에 그치며 5위로 내려앉는 등 7세대 출시 초반의 열기가 다소 식었습니다. 고금리와 소비심리 위축이 준대형 세단 시장 전반을 짓눌렀기 때문입니다. 현대차에 신형 그랜저가 절실했던 배경입니다.
현대차는 지난달 28일 그랜저 페이스리프트 모델 ‘더 뉴 그랜저’의 내·외장 디자인을 공식 공개했습니다. 오는 14일 정식 출시 예정으로, 부분 변경이지만 현대차가 신차급 완성도를 공언할 만큼 변화폭이 큽니다. 현대차 최초로 탑재된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운영체제(AAOS) 기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가 17인치 중앙 디스플레이에 구현됐고, 투과율을 전동으로 조절하는 ‘스마트 비전 루프’도 현대차 최초로 적용됐습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더 뉴 그랜저는 상품 전반에 걸쳐 신사양을 대폭 적용하고 디테일을 정교하게 다듬어 신차급 완성도로 새롭게 선보이는 모델”이라며 “과감한 조형미와 편안한 라운지 감성이 조화를 이룬 플래그십 세단으로서, 프리미엄을 기대하는 고객에게 한 차원 높은 이동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다른 열쇠는 하반기 출시를 앞둔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전기 SUV ‘GV90’입니다. GV90은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기술력을 집대성한 기대작으로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이 최초 적용됩니다. GV90의 예상 가격대는 기본형 스탠다드 버전이 약 1억원에서 시작하며, 최상위 트림은 최대 2억원에 달할 전망으로, 판매 대수보다 수익성 극대화를 겨냥한 전략 차종으로 꼽힙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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