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바뀌고 ‘공휴일’ 됐지만…5인 미만·특고 노동자 ’쉴 권리’는 아직
"노동절 휴무 꿈도 못 꾼다"…노동권 사각지대
주요 택배사들도 노동절 당일에는 '정상 근무'
노동계 "노동자 모두에 근로기준법 적용해야"
2026-04-29 16:54:25 2026-04-29 17:39:28
[뉴스토마토 김백겸 기자] 정부가 올해부터 '근로자의 날'을 '노동절'로 변경하고 법정공휴일로 지정했지만, 노동권 사각지대에 있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프리랜서, 특수고용노동자 대부분은 휴일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모든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직장갑질 119 온라인노조가 지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노동절 기념 노동법 밖 노동자 설문 결과 발표 및 증언대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5인 미만 사업장에서 매장 종업원으로 일하던 최서진(가명)씨는 29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노동절에도 쉴 권리를 잃은 열악한 상황을 전했습니다. 최씨는 "노동절과 관계없이 출근해야 했고, 주말에도 일해야 했다"며 "휴무를 못 하게 하니까 가족 여행이나 모임 같은 건 꿈도 못 꾼다"라고 했습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온전히 받지 않습니다. 일부 사업장은 근로기준법을 피하고자 일부러 직원을 다섯명 미만으로 고용하기도 합니다. 최씨는 "직원 하나가 그만두면서 5인 미만이 된 이후에는 업장이 커져도 채용을 더 안 하고 법망을 피해서 갔다"라고 말했습니다.
 
화물 노동자 등 특수고용 노동자도 노동절 휴일을 보장받지 못합니다. 전국택배노동조합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을 비롯한 주요 택배사 6곳 모두 노동절에도 배송 업무를 계속할 예정입니다. 다만 로젠택배와 우정사업본부는 노동절 다음날인 5월2일에 쉬는 방안을 논의 중이고, 롯데택배와 한진택배는 노동절 당일 배송 물량을 축소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J대한통운과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노동절에도 정상 업무를 합니다. 강민욱 택배노조 쿠팡본부장은 "평소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는 택배 노동자를 위해 노동절의 의미를 살려 택배사들도 휴무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통계로도 나타납니다. 직장갑질119가 지난 2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노동절에 유급휴무 보장받느냐'는 질문에 5인 미만 사기업은 41.7%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300인 이상 사기업(83.5%)의 절반 수준입니다. 노동 형태로 보면 프리랜서·특수고용 노동자들의 응답률은 40.7%로, 상용직(75.8%)과 비교하면 아주 낮습니다.
 
심지어 근로자의 날을 노동절로 바꾸고, 법정공휴일로까지 지정한 이재명정부에서도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입니다. 
 
이재명정부와 여당은 근로기준법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 권리에 관한 기본법'과 '노동자추정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하는 사람 기본법은 사업장 규모, 노동 형태 등에 관계없이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해 보수를 받고 일하는 사람이라면 노동자로서 보호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겁니다. 노동자추정제는 노동관계법상 분쟁이 발생할 경우, 노동자로 추정한다는 내용을 근로기준법에 담는 게 핵심입니다. 
 
그러나 노동계는 근본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합니다. 일하는 사람 기본법은 위반할 경우 5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는 데 그쳐 강제할 수단이 약하다는 겁니다. 노동자추정제 또한 분쟁이 발생할 경우에만 노동자로 추정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근로기준법의 근로자 정의 조항(2조)에 근로자추정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유흥희 비정규직 이제그만 집행위원장은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으면 노동자로서 최소한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며 "모든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면 휴일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백겸 기자 kb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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