갇힌 소녀상, 3·1절에도 못 나오나…경찰, 극우 '재집결'에 철거 재검토
정의연·경찰, '평화의 소녀상' 바리케이트 철거 추진
극우단체 '맞불집회' 예고에 철거 시기 전면 재검토
2026-02-26 16:15:28 2026-02-26 16:16:14
[뉴스토마토 김백겸 기자] 3·1절을 앞두고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싼 방벽(바리케이드)을 철거하려던 계획이 극우단체의 집결 예고로 인해 잠정 중단됐습니다. 자유를 잃은 소녀상은 이번 3·1절에도 철제 바리케이드 뒤에 갇혀 있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주위에 경찰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있다.(사진=뉴시스)
 
26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지난 23일 종로구청과 경찰에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주변에 설치된 경찰 바리케이드를 철거해 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했으나, 이를 재검토하기로 했습니다. 극우단체들이 집회 중단 의사를 번복하고 다시 소녀상 점거를 예고한 탓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정의연으로부터 (바리케이드 철거 요청) 공문을 받았지만, (정의연에서) 철회했다"면서 "일단 (바리케이드를) 안 걷는 걸로 기존처럼 유지해 달라고 해서 아무런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종로구청도 정의연으로부터 공문을 받아 지난 24일자로 경찰에 관련한 경비 방안 조정을 검토해 달라고 공문을 보냈지만, 최근 정의연이 철거 시기를 재검토하면서 종로구청도 이를 반영해 진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2011년 옛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소녀상은 2017년 종로구에 의해 '공공조형물 제1호'로 지정돼 관리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정의연과 종로구의 요청으로 소녀상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소녀상 주위의 방벽은 지난 2020년 6월부터 설치됐습니다.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등 극우단체들이 진행하는 '소녀상 철거 집회'로부터 소녀상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극우단체들은 2019년 12월부터 소녀상 인근에서 정의연의 수요집회에 대한 '맞불집회'를 진행해 왔습니다. 그러자 소녀상 훼손을 우려한 정의연의 요청으로 폴리스라인, 철제 펜스, 바리케이드 등이 소녀상을 둘러싼 겁니다. 
 
최근 극우단체들의 집회는 중단된 상태입니다. 사자명예훼손 등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김병헌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도 지난 7일 "거리 투쟁은 당분간 중단하겠다"고 말하면서입니다. 이에 정의연과 경찰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소녀상에 접근할 수 있도록 바리케이드를 철거할 것을 검토했습니다. 
 
하지만 극우단체들은 3월부터 다시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한 상태입니다. 김 대표는 '투쟁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지 불과 보름 만인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3월25일부터 우리가 다시 '위안부' 동상(소녀상)을 차지하겠다"고 했습니다. 
 
결국 정의연과 경찰의 계획도 틀어질 수밖에 없었고, 정의연은 바리케이드 철거 시기를 재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정의연 관계자는 "바리케이드를 철거하는 시기에 대해 다시 논의 중"이라며 "극우단체들이 다시 소녀상 주변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한 것도 재논의하는 배경 중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일본군위안부피해자법'('위안부' 피해자법) 개정안이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할 경우 형사처벌이 가능해졌습니다.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해당 개정안의 처벌 조항은 금주 내 공포돼 3개월 후 시행될 예정입니다.
 
김백겸 기자 kb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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