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백겸·신유미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최종 투표율은 61.0%(3일 밤 9시 기준)를 기록, 역대 지방선거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최종 투표율(50.9%)보다 10.1%포인트 더 높은 수치입니다.
'역대급' 투표율을 기록한 데는 본투표일인 3일 아침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고 투표 대열에 합류한 유권자들이 있었습니다. 이날 시민들은 투표가 개시되는 오전 6시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고, 종료되는 오후 6시 직전까지 투표소를 찾는 등 소중한 한 표를 적극적으로 행사했습니다.
3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보건소 투표소 앞에 투표를 하기 위해 방문한 시민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오전 6시 서울 도봉구 도봉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이른 시간에도 투표를 하기 위해 투표소를 찾는 시민과 벌써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시민들로 입구가 분주했습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자전거를 끌고 투표소를 찾은 전모(88)씨는 "후대를 위해서 잘하는 사람을 뽑으려고 나왔다. 올해 제가 88세인데 언제 또 투표할 수 있겠느냐"라고 말했습니다.
전씨를 비롯한 시민들은 투표소가 열리는 오전 6시 전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전씨도 "새벽 5시부터 일어나서 투표소에 나갈 준비를 했다. 딸들이랑 세 식구가 함께 투표를 하러 왔다"고 했습니다.
같은 시간 마포구 망원초등학교의 투표소에서 만난 이모(80)씨도 새벽 기도를 마친 뒤 곧바로 투표소에 들렀다고 했습니다. 그는 "일찍 투표해야 마음이 놓인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른 시간에는 주로 노인층이 많았지만, 가끔씩 중장년, 청년 유권자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도봉1동 주민센터에서 투표를 마친 30대 남성은 "바빠서 사전투표를 못했다. 본투표일에 나왔는데, 이왕 투표를 하는 거 일찍 하자는 생각으로 왔다"고 말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투표를 하기 위해 나선 시민들의 행렬은 점점 더 늘어났습니다. 오후 1시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보건소에 설치된 투표소 앞엔 자신의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이 연출됐습니다.
이날 서울은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는 무더운 날씨였습니다. 시민들은 건물 앞에서 양산과 모자로 뜨거운 햇살을 가리면서 투표 순서를 기다렸습니다. 반려견을 데리고 투표소를 찾은 윤소망(31)씨는 "평소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를 하는 편이 아니지만, 투표는 내 의견을 표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행위라 매번 빠지지 않고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부, 자녀 등 가족 단위로 투표소를 찾는 시민들도 많았습니다. 백승학(47)씨, 정지혜(44)씨 부부는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망원초등학교 투표소를 방문했습니다. 부부는 "아이가 본인이 다니는 학교에서 투표가 이뤄지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오늘 투표했다"고 말했습니다.
행당2동 주민센터 투표소를 방문한 윤모(36)씨, 신모(36)씨 부부도 9개월이 된 아기와 함께 왔습니다. 부부는 "아이가 아직 어리긴 하지만, 가족이 같이 투표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어서 한꺼번에 왔다"고 전했습니다.
3일 행당2동 주민센터 투표소에 시민들이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특히 젊은 부부들은 이번 선거에서 출산, 육아, 주거 등 생활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공약이 후보 선택의 기준이라고 했습니다. 임신한 아내와 영등포보건소 투표소를 찾은 이모(31)씨는 "출산과 육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후보를 살폈고, 무주택자라서 주거 복지 공약도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봤다"고 설명했습니다.
청년 유권자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영등포 그랜드컨벤션센터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우모(34)씨는 "2030세대들이 투표율이 낮다고 하는데, 2030 젊은 유권자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 늘 한 표를 던진다"고 말했습니다.
투표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시간까지 투표소를 향한 시민들의 발걸음은 이어졌습니다.
대치2동 주민센터 투표소에서 투표 종료 1시간 전인 오후 5시 투표를 마친 장모(24)씨는 "오전에 일정이 있었는데 마치고 투표하러 왔다"면서 "2030세대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하는데, 저는 후보들의 과거 행동이나 현재 언행 등을 신중히 보고 선택했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시간 관악구 신일경로당 투표소를 찾은 최모(30)씨는 "지방선거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질 수 있지만, 서울로 와서 처음 시장을 뽑는 선거라 더 관심을 갖고 참여했다"고 전했습니다.
3일 서울 영등포구 그랜드컨벤션센터 투표소를 방문한 시민들의 줄이 건물 현관까지 이어져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번 선거에서 많은 시민들은 후보를 선택하는 주요 기준으로 정당을 꼽았습니다. 도봉1동 주민센터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송용민(49)씨는 "민주당에 힘을 좀 실어주려고 투표하러 나왔다"면서 "이번 선거 이후로 윤석열씨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이제 정치판에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같은 투표소에서 남편과 함께 투표를 한 김순덕(69)씨는 "지금 여당의 힘이 너무 세서 균형을 맞춰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투표에 임했다"고 했습니다. 망원초등학교 투표소를 방문한 이송숙(66)씨도 "나는 보수다. 정당을 보고 찍었다"고 말했습니다.
김백겸 기자 kbg@etomato.com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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