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 갈아치운 반도체 투톱…‘영업익 100조’ 시대 성큼
SK ‘수성’vs삼성 ‘탈환’…HBM 놓고 전면전
삼성, 내달 HBM4 양산…올해 매출 3배로
하이닉스 “HBM4 선호 높아… 생산극대화”
2026-01-29 15:51:09 2026-01-29 17:13:37
[뉴스토마토 백아란·이명신 기자] 메모리 초호황기(슈퍼사이클)에 진입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전례 없는 진검승부를 예고했습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놓고 SK하이닉스는 ‘단기간 추월이 어렵다’며 수성 의지를 다졌고, 삼성전자는 6세대 HBM4의 양산 시점을 못 박으며 맹추격을 선언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올해도 인공지능(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어지며 메모리 중심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반도체 투톱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과 SK서린빌딩 사옥 전경. (사진=뉴시스)
 
29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실적설명회(컨퍼런스콜)를 진행했습니다. 반도체 투톱이 같은 날 실적과 향후 성장 방향에 대한 설명의 자리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양사는 역대급 호황기 속에서 HBM4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날 선 신경전을 가감 없이 드러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가 전성기 수준의 이익 체력을 회복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면 SK하이닉스는 연간 영업이익에서 삼성을 추월하는 압도적인 성적표로 맞불을 놨습니다. SK하이닉스가 내놓은 작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7조2063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견줘 101.2% 상승했습니다. 연간 영업이익은 처음으로 삼성전자 전사 실적을 넘어섰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3조6011억원으로 전년 대비 33.2% 증가했습니다. 작년 4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209.2% 늘어난 20조737억원으로 한국 기업 가운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시현하기도 했습니다.
 
양사가 나란히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이유는 AI 확산으로 HBM뿐만 아니라 일반 D램, 낸드플래시까지 전 제품군에서 수요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메모리 업계가 단기간에 공급량을 끌어올리기 어려워 제품 가격이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를 중심으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부가 제품 포트폴리오 비중을 확대함으로써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꾀한다는 방침입니다. 관건이 되는 것은 차세대 메모리인 HBM4 주도권입니다. 이날 삼성전자는 다음달 HBM4 양산을 공식화하며 왕좌 탈환 의지를 재차 피력한 반면, SK하이닉스는 양산 경험과 신뢰를 바탕으로 주도권을 이어갈 것이라고 맞받았습니다.
 
물러설 수 없는 양사의 경쟁은 HBM을 포함한 D램 전반과 낸드 등의 영역에서도 더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먼저 SK하이닉스 송현종 사장은 “이제 메모리 시장은 단순한 용량 확대를 넘어 스피드와 효율 그리고 안정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복합적인 성능에 대한 요구가 확대되고 있고, 제품 경쟁력의 기준 또한 한층 높아졌다”며 “HBM과 같은 고성능 메모리뿐만 아니라, 서버용 D램과 낸드 등 전반적인 메모리 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물셀틈없는 수성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AI 모델 또한 학습 중심 단계를 넘어,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대규모 사용자 요청을 처리하는 추론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고 평가한 송 사장은 “서버 시장은 AI 추론 수요 확산에 힘입어 올해 10% 후반의 성장을 예상하고, 중장기적으로도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공급 업계의 전반적인 생산능력  제약으로 인해 올해 D램과 낸드 수요는 각각 20% 이상, 10% 후반 증가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일반 D램에 대해선 고용량 서버 D램 모듈 등 고부가 제품의 생산을 늘리는 한편, 선단 공정인 1cnm(6세대 10나노급) 전환을 가속화해 저전력 모듈인 소캠2(SOCAMM)와 최신 그래픽D램(GDDR7) 등 등 AI 메모리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낸드의 경우 차세대 245테라바이트(TB) 제품 개발을 통해 AI 추론 확대에 따른 초고용량 스토리지 시장을 선점하는데 방점을 두기로 했습니다.
 
생산량 극대화를 위해 SK하이닉스는, 청주 M15X 공장 생산력을 조기 완공하고 낸드 선단 공정 전환에도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송 사장은 “중장기적으로는 용인 1기 팹의 생산 기반을 빠르게 확충하는 한편 청주 P&T7과 미국 인디애나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 준비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며 “전공정과 후공정을 아우르는 글로벌 통합 제조 역량을 강화해 고객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청사진을 내비쳤습니다.
 
올해 1분기 AI향 고부가 제품 중심의 제품 믹스(Product-Mix) 운영으로 업계를 선도한다고 밝힌 삼성전자의 탈환 의지도 남다릅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컨콜에서 “인공지능(AI) 시장 내 신규 그래픽처리장치(GPU), 주문형반도체(ASIC)를 타깃으로 성능 경쟁력을 갖춘 메모리를 적기에 공급할 것”이라며 “AI 메모리 제품인 고용량 DDR5, 소캠2, GDDR7 등 AI 연계 제품의 비중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이날 삼성전자는 HBM4 이후 모델인 HBM4E의 계획도 공개했습니다. 김 부사장은 “HBM4E는 올해 중반 스탠다드 제품으로 먼저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H커스텀 HBM 제품도 하반기 고객 일정에 맞춰 계획을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차세대 패키징 기술인 하이브리드 커퍼본딩(HCB) 기술을 적용한 샘플을 고객사에 전달했으며 HBM4e 단계에서 일부 사업화도 추진할 방침입니다.
 
삼성전자의 아픈손가락으로 꼽혔던 파운드리도 올해는 호조를 보일 전망입니다. 강석채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사장은 “2나노 공정 관련 2세대 공정은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현재 수율과 성능 목표를 달성하는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테슬라 수주 이후 미국, 중국 대형 고객들과 활발히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강 부사장은 “올해는 고성능컴퓨팅(HPC) AI 향 응용처를 중심으로, 2나노 2세대 공정 제품 양산과 4나노 성능 ?전력 최적화 공정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HBM, 그래픽D램(GDDR7) 등 글로벌 경쟁력 갖춘 제품 개발로 고객으로부터 ‘삼성이 돌아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차별화된 성능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DS 부문은 로직부터 메모리, 파운드리, 선단 패키징까지 원스톱 설루션이 가능한 세계 유일의 반도체 회사로서 강점을 바탕으로 AI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범용 메모리의 가격 급등, HBM4의 가격 전망치 상향 조정, 파운드리 실적 회복 등을 반영해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을 170조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했습니다.
 
백아란·이명신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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