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정세균·김동연, 작심비판…'이재명 사천' 논란
'비명 횡사' 공천 파동에…두 쪽 난 민주당
목소리 낸 당 원로…임혁백 "비명 학살 없다"
2024-02-21 17:21:58 2024-02-21 20:51:42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급기야 김부겸·정세균 전 국무총리까지 나섰습니다. 민주당의 비명(비이재명)계 공천 배제가 '하위 20%' 통보를 시작으로 본격화되자, 문재인정부 전직 총리인 이들이 나서면서 공천 파열음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불공정 공천을 바로잡지 않으면 우리의 역할도 없다"며 총선 보이콧을 시사했습니다. 민주당은 김한정 의원이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임혁백) 통보에 반발하는 등 극심한 진통을 이어갔습니다. 이로써 공관위 결과에 반발한 현역 의원은 6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불공정 공천 바로 안 잡으면 총선 보이콧"
 
김 전 총리는 21일 임채정·김원기·문희상 전 국회의장과 서울 모처에서 회동을 한 뒤 '이재명 대표가 지금의 상황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당 지도부가 초심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총선 승리를 위해 작은 이익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정 전 총리는 미국에 있어 회동에는 함께 못했지만 입장문에는 이름을 올렸습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월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앞에서 흉기 피습을 당해 수술 후 회복중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 병문안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두 전직 총리는 "우리는 일찍이 민주당의 공천이 투명성, 공정성, 국민 눈높이라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이 대표가 여러 번 강조했던 시스템 공천, 민주적 원칙과 객관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는데요. 민주당이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함을 거듭 강조하며 "지금이라도 당이 투명하고 공정하며 국민 눈높이에 맞게 공천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이들은 또 "우리는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작은 보탬이라도 되고자 한다"면서도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지금의 상황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우리 또한 총선 승리에 기여하는 역할을 찾기가 어렵다고 생각된다"고 최후통첩을 날렸습니다.
 
문재인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가세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천 과정에서 민심이 떠나면 회복이 어렵다"며 "'누구를 배제'하는 공천이 아니라 국민평가에 맡기는 '누구든 경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어부지리(쌍방이 다투는 사이 제3자가 이익을 본다)의 시간은 지났고 지금이라도 견리사의(사사로운 이익에 앞서 의로움을 먼저 생각한다)의 자세로 돌아가자"고도 덧붙였습니다.
 
계속되는 '하위 20%' 반발…벌써 6명째 커밍아웃
 
송갑석 민주당 의원이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위 20%로 통보받은 의원들도 잇따라 기름을 붓고 있습니다. 앞서 김영주 국회부의장과 박용진·윤영찬 의원이 공개 비판을 한 데 이어 이날 송갑석·박영순·김한정 의원도 "하위 평가 의원으로 통보받았다"고 밝히며 당 지도부를 향한 날선 발언들을 내놨습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책임 있는 태도'를 요구했는데요. 각자가 말하는 책임의 모습은 다소 달랐지만, 이번 공천 작업이 불공정했다는 것에는 같은 시각을 유지했습니다. 
 
논란이 일자,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이날 공관위 4차 심사 결과를 발표한 뒤 "비명계 공천 학살은 없다"며 "모든 것이 당이 정해놓은 원칙과 절차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공천과 관련한 세간의 지적에 선을 그었는데요. '하위 20% 명단'에 대해서도 "명단은 저만 갖고 있다. 유출은 있을 수가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외부에 돌고 있는 자료는 '추측성 자료'라고 일축했습니다. 
 
앞서 당 공관위는 4차 심사 결과와 전략공천관리위원회의 두 번째 명단을 공개했는데요. 이해식(서울 강동을), 박재호(부산 남구을), 전재수(부산 북·강서갑), 김병욱(경기 성남분당을), 이소영(경기 의왕과천), 박정(경기 파주을) 등 6명의 현역 의원을 포함해 총 10명의 단수 공천자가 확정됐습니다. 
 
윤석열정권 심장부인 서울 용산에서 강태웅 전 서울시 부시장과 성장현 전 용산구청장이 2인 경선을 치르고, 부산 해운대을에서 윤용조 전 당대표 비서실 부국장, 윤준호 전 의원, 이명원 전 해운대구의회 의장이 3인 경선을 치르는 등 8개 경선 지역구도 발표됐습니다. 
 
전략공천지 중에서는 경기 수원무 선거구에 염태영 전 수원시장, 경기 용인을에 손명수 전 국토교통부 차관, 대전 유성을에 영입인재 6호 황정아 박사를 후보로 확정했습니다. 경기 광주을에서는 신동헌 전 광주시장, 박덕동 전 경기도의원, 인태준 전 경기주택도시공사 부사장이 100% 국민경선을 치릅니다. 하위 20% 평가에 반발해 탈당을 선언한 김영주 부의장의 지역구 서울 영등포갑은 신규 전략공천지로 의결됐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