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 교역조건이 19개월 연속 악화 흐름을 이어갔다.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수출금액이 감소한 반면, 유가 강세로 인해 수입금액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22년 10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84.74(2015=100)로 전년 동월 대비 7.4% 감소하며, 19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순상품교역지수는 한 단위의 상품을 수출해 받은 돈으로 해외 상품을 몇 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해당 지표가 하락했다는 것은 국내 교역조건이 그만큼 악화됐다는 의미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수출금액지수는 125.02로 전년 대비 6.7%나 감소했다. 이는 2020년 8월(-9.3%)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으며, 24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운송장비 수출금액이 전년 대비 19.6%나 증가했지만, 섬유 및 가죽제품, 화학제품,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가 각각 19%, 14.1%, 13%씩 감소한 영향이다.
수출물량지수도 116.43로 전년 대비 3.4% 줄면서 4개월 만에 내림세를 보였다. 운송장비(20.5%) 수출물량은 증가했지만 화학제품(-9.6%), 석탄및석유제품(-12.4%) 등의 수출물량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반면 수입부문은 확대됐다. 10월 수입금액지수는 165.1로 전년 대비 9.8% 증가했다. 23개월 연속 상승세다. 제1차금속제품과 선탁 및 석유제품의 수출금액이 각각 21.8%, 17.8% 감소했지만, 운송장비와 광산품,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의 수입금액이 32.4%, 28.6%, 11.8%씩 증가한 결과다.
또한 수입물량지수도 전년 대비 5.3% 증가한 130.29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98.66로 전년 대비 10.6%나 하락했다. 수출물량지수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모두 줄어든 영향으로, 9개월 연속 하락세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10월 통관기준 수출금액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감소하며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등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선박에 컨테이너 적재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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