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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대중 무역흑자, 부가가치 감안시 반토막"
한은, 무역수지 귀착분석 보고서
"부가가치·소득기준 고려해야"
"대미 무역흑자, 총액방식 대비 늘어나"
2022-11-30 12:00:00 2022-12-01 01:38:21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우리나라 무역수지를 단순히 수출입 총량이 아니라 부가가치나 소득 기준으로 재산정하면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는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미국 무역흑자는 두 배 이상 늘었다.
 
한국은행이 30일 조사통계월보를 통해 발간한 '무역수지의 귀착분석:부가가치와 귀속소득을 중심으로'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터가 잘 구축된 2014년과 수출이 크게 늘어난 2020년을 비교했을 때 총액기준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는 부가가치·소득기준으로 평가했을 때 보다 두 배 정도 컸다. 총액기준 대미국 무역수지는 나머지 두 무역수지보다 흑자폭이 적었다.
 
전통적인 총액(GB) 기준 무역수지는 재화가 어떤 생산과정을 거쳤는지와 관계없이 국경을 넘는 모든 수출과 수입을 단순 집계하는 방식이다. 관세청이나 한국무역통계진흥원의 무역수지가 이에 해당한다. 속보성이나 정확성은 높으나, 중간재 투입으로 발생한 부가가치와 최종재의 가치가 이중으로 계산된다.
 
반면 부가가치(VB) 기준은 특정 국가가 수출하는 최종재 수출액에서 타국에서 수입해 온 중간재 수입액을 뺀 부가가치를 그 나라의 수출로 보는 개념이다. 소득기준(IB)은 교역재 생산에 다양한 국적의 생산요소가 활용된 경우 생산요소에 분배된 소득을 국적별로 분해하고 이를 다시 국가별로 합산한 것이다.
 
교역 실익을 평가할 때 다양한 무역수지를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나라가 단순히 교역국에 수출을 전달하는 비중이 줄고 부가가치나 소득에 기여하는 효과가 큰 고부가가치 중간재를 사용하는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은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대중 무역수지 흑자액은 총액 기준으로는 2014년 723억달러였지만, 부가가치 및 소득 기준으로는 절반 수준인 각각 355억달러, 371억달러였다. 2020년 기준으로 대중 무역수지 흑자는 2014년 대비 모든 기준에서 축소됐지만, 총액(500억달러) 기준 대비 부가가치(235억달러), 소득(266억달러) 기준의 비율은 약 절반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됐다.
 
반면 대미 무역수지 규모는 부가가치 및 소득 기준 흑자액이 총액 기준과 비슷(2014년)하거나 더 큰 것(2020년)으로 나타났다. 총액 기준은 2014년 158억달러에서 2020년 92억달러로 축소됐지만, 부가가치 기준은 같은 기간 145억달러에서 201억달러로, 소득 기준은 106억달러에서 219억달러로 각각 증가했다.
 
이영재 한은 조사국 모형연구팀 과장은 "이는 미국의 수입 수요가 우리나라와의 직접 교역을 통해 해소되는 부분 외에도 베트남과 멕시코 등 제3국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통해 우리나라 부가가치 및 생산요소 소득에 기여하는 부분이 커졌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과장은 "총액 기준으로만 교역의 실익을 판단하는 경우 실제 부가가치나 소득 측면에서의 실익과는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유의해야 하며 이를 무역정책 수립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선박에 컨테이너 적재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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