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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우영우’ 하윤경 “봄날의 햇살, 감사하지만 부담”
2022-08-26 17:00:00 2022-08-26 17:00:0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배우 하윤경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이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서 다시 한 번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그런 대중에게 봄날의 햇살이라는 별명을 얻기까지 했다. 하지만 하윤경은 감사한 일이지만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다룬 작품이다. 0.9%의 시청률로 출발한 드라마는 자체 최고 시청률 17.5%를 기록하며 우영우 신드롬을 일으켰다. 하윤경은 우영우의 로스쿨 동기로 현실과 본성 사이에서 갈등하는 법무법인 한바다의 신입 변호사 최수연을 연기했다.
 
하윤경은 드라마가 인기를 얻은 것에 대해 드라마가 재미있게 나오고 좋은 반응이 있을 거라고 예상을 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사랑을 받을 거라고 예상 못했다. 웰메이드 드라마로 평가를 받고 관심을 받을 정도라고 생각을 했다. 큰 사랑을 받아서 얼떨떨하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최근 포상 휴가에서 하윤경은 드라마의 인기를 실감했다. 그는 포상 휴가를 갔을 때 인도네시아 분들이 알아 봐주셨다. 타국에서 해외 팬들이 이름을 불러주는 경험을 했다. 캐릭터 이름 최수연이 아닌 내 이름을 불러서 놀랐다. 그 모습을 보고 진짜 해외에서도 인기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하윤경 인터뷰.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최수연이라는 인물은 극중에서 영우에게 봄날의 햇살같은 존재로 그려진다. 영우에게 열등감을 느끼면서도 영우를 챙기는 좋은 사람이다. 하윤경은 대본을 봤을 때 수연이 봄날의 햇살 같다고 써있어서 얼마나 좋은 사람이길래라는 생각을 했다. 감독님에게 수연 캐릭터를 물어봤는데 되게 좋은 사람이라고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래서 어떤 좋은 사람이냐고 질문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이 부족하지만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 연애도 하고 싶어하고 열정적으로 일도 하고 싶어하는 사회 구성원이라고 하셨다. 감정적으로 인간적인 사람이라면서 너무 봄날의 햇살에 얽매이지 말라고 조언을 해주셨다고 밝혔다.
 
감독의 말처럼 최수연은 변호사 일에 대해 똑 부러지는 모습을 보이지만 연애에 있어서 어리숙한 인간적인 면모를 보인다. 변호사 역할에 도전한 하윤경은 변호사도 여러가지 모습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열정적이지만 감정적인 부분이 있는 모습으로 그렸다. 꼼꼼하고 똑 부러진 면도 있고 할말을 다 하는 모습으로 녹이려고 했다. 법정 장면에서는 대사가 잘 전달되도록 발음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또한 열심히 일을 하는 만큼 사랑에서는 허술한 면모를 보인다. 허술하고 부족한 면을 통해서 성장하는 모습이 오히려 인간적이었다. 그렇다고 너무 허술하기만 하면 변호사라는 이미지와 동떨어질 것 같아 푼수 같은 면을 최대한 자제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하윤경 인터뷰.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좋은 사람이라는 설정과 달리 최수연은 우영우에게 두 가지 감정을 느끼는 인물이다. 매번 1등을 해서 2등으로 밀려야 하는 열등감과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우영우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상반된 두 감정을 모두 가진 최수연을 연기한 것에 대해 두 가지 감정을 잘 가져가는 게 초반에 어려웠다. 회전문 앞에서 우영우를 바라보는 장면이 딱 그랬다. 너무 세게 해도, 너무 다정 해도 안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매 장면 높낮이를 주려고 했다. 화를 냈다가 참고 말하다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한다. 이런 걸 하나의 맥락에서 하려고 했다. 이런 감정들이 대사에 드러나지 않아서 제스처, 눈빛을 많이 활용했다. 영우에게 보내는 제스처, 시선을 주려고 했다고 전했다.
 
우영우에게 열등감을 가진 최수연은 영우가 자신을 봄날의 햇살이라고 이야기하는 모습에 점차 달라지기 시작한다. 하윤경은 아무래도 봄날의 햇살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한번에 오케이를 받은 장면이다. 과하지도 않고 약간 따뜻한 장면이었다. 드라마가 잘 되기 전부터 너무 좋았던 장면이었다고 밝혔다.
 
하윤경은 봄날의 햇살장면 이후 오히려 수연이 영우에게 허물없이 대하는 모습으로 그리려고 했다. 그는 나름 디테일을 넣은 부분이 영우가 보지 않을 때 수연이 바라보는 시선을 추가했다. 영우가 자신을 좋은 사람, 친구로 여겨주는 것에 감동 받고 위로 받았을 거다. 친하면 오히려 더 투덜거리는 것처럼 애정 어린 잔소리처럼 보이게 결을 다르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드라마가 잘되면서 하윤경에게 봄날의 햇살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하윤경은 부담스럽다. 난 그리 좋은 사람이 아닌다. 이런 별명으로 불러주니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고 그렇게 살아야만 할 것 같다. 감사한 일이지만 너무 들뜨지 말고 사랑을 받은 것에 걸맞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하윤경 인터뷰.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하윤경은 배우라는 직업이 잘 될 수도 있지만 다수가 막막하다. 조금씩 나아가는 느낌 정도다. 연기는 계단 식이다. 쭉 늘지 않다가 올라가는 시기가 있다. 그 시기가 언제 올지 몰라 막막하다. 하지만 올라가는 것을 보상 삼아 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 감정이 담긴 캐릭터를 표현하고 싶은데 그걸 못할 때 막막하고 힘들기도 하다. 표현하고 싶은 게 많은데 역할 자체가 연기 인생에 보상일 때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하윤경은 자신을 두고 보통 사람, 도화지라고 빗댔다. 그는 뭘 가져다 붙여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배우로서 명확한 색깔을 찾고 싶은 갈증이 있다. 오디션을 봤을 때 한 감독님이 스펙트럼도 넓고 어떤 걸 붙여 놔도 벗어나지 않는데 이게 오히려 단점일 수 있으니 스스로의 색을 찾아 보라고 조언해주셨다. 되게 인상적이었다. 감사한 칭찬이자 조언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연기적으로 과연 내가 얼마나 성장했을까를 생각하면 사람으로 많이 성장했다. 배우라는 직업이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어려운 직업이다. 인생을 배우는 철학 같은 직업이다. 새로운 이야기를 접하고 몰랐던 세상을 접하고 군상을 접하면서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 생활을 하면서 이해심도 많이 생긴 것 같고 모가 났던 것도 둥글둥글 해진 것 같다고 밝혔다.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하윤경 인터뷰.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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