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삼성전기가 IT(정보기술)와 전장용(자동차 전자·전기장치 부품) 하이엔드 MLCC(적층세라믹콘덴서)개발을 통한 핵심 성장 동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향후 이를 휴머노이드나 에어로스페이스 등에도 접목시켜 차세대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전략입니다.
삼성전기는 지난 17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전장용 MLCC의 트렌드와 삼성전기의 강점'이라는 세미나를 열고, MLCC 사업의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잔에 담긴 삼성전기 MLCC.(사진=뉴스토마토)
삼성전기는 자사의 MLCC는 IT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서버나 자동차 쪽으로 집중을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IT시장은 점차 전기차(EV)·자율주행, 서버, 네트워크 위주로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종국에는 휴머노이드나 우주항공, 에너지 등으로 산업이 이동한다고 내다봤습니다.
김위헌 삼성전기 상무는 자사의 미래 사업 모델에 대해 "기존 모바일 시장에서 모빌리티 시장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모빌리티 시장으로 넘어간 이후에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로봇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고집적화·전장용 MLCC의 고신뢰성을 토대로 차세대 빅테이터·AI 등으로 확대 중"이라며 "메가 트렌드에 진입할 기본이 마련돼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는 MLCC 기술력을 기반으로 모빌리티뿐만 아니라 로봇, AI, 서버, 에너지용 MLCC 등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MLCC의 기술 방향은 세 가지로 압축됩니다. 얼마나 얇게 만들지, 용량을 얼마나 올릴지, 이 두개를 구현키 위해 재료를 어떻게 매립할지가 MLCC기술의 핵심입니다. 삼성전기 측은 용량을 3~4년마다 2배씩 증가시키고 있고, 두께는 2년마다 30% 이상씩 감소시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전기 MLCC.(사진=뉴스토마토)
삼성전기는 부산과 중국 천진 공장에서 전장용 MLCC 확대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부산공장의 경우 현재 전장 제품의 연구개발(R&D) 센터로 운영 중이며, 부산공장의 3배 규모인 천진공장은 차세대 전장용 MLCC 생산 기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전장용 MLCC는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게 중요한 만큼 원료와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합니다. 삼성전기는 부산공장에서 원료를 자작화해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능을 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MLCC는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데, 반도체에 전기를 일정하게 공급하는 댐 역할을 합니다. 휴대폰, 노트북, PC 등 전자기기에 수백 개부터 수만 개까지도 들어가는 필수 부품입니다. 특히 자동차에는 동력전달, 안전, 주행, 인포테인먼트 등에 최소 3000개에서 1만개의 MLCC가 탑재됩니다.
업계에 따르면 고압 MLCC 시장 규모는 올해 40억 달러에서 2029년까지 약 110억 달러로 연 평균 약 2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에 대해 "MLCC의 비IT 비중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신규 거래선 확보를 통한 성장이 진행 중"이라며 "하반기에는 AI 관련 매출 비중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불황에도 전장용 MLCC 수요는 늘고 있으며 AI 가속기의 MLCC 채택량도 눈에 띈다"고 했고,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MLCC 및 패키지 기판은 AI 시장 개화시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수량 측면에서 수혜가 기대되는 사업군"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