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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전배수 “나도 모르게 우광호 빙의”
2022-08-23 16:56:53 2022-08-23 16:56:53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배우 전배수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국민 아빠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국내 드라마에서 대부분 아빠라는 역할은 기능적인 역할만 할 뿐이다. 전배수에게 이번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기능적인 역할만 하는 아빠가 아니라 주인공의 서사와 함께 할 수 있는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다룬 작품이다. 0.9%의 시청률로 출발한 드라마는 자체 최고 시청률 17.5%를 기록하며 우영우 신드롬을 일으켰다. 전배수는 우영우 김밥의 사장이자 우영우를 끔찍하게 여기는 딸바보 아버지 우광호 역할을 맡았다.
 
전배수는 드라마가 사랑을 받은 것에 대해 실감이 안 나기도 하다가도 밖에 나가면 실감이 난다. 그래서 기분이 좋다. 배우들도 이 정도 배우, 대본, 스태프, 연출이라면 어느 정도 스코어가 나오겠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예상하는 바를 넘어선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었다고 밝혔다.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전배수 인터뷰 (사진=스타빌리지엔터테인먼트)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서 전배수는 동네에서 위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전에는 동네 아저씨였다. 지금은 전배수 대배우가 됐다"고 말했다. 더구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집안의 평화를 주기도 했다고. 그는 딸이 초등학교 5학년이다. 숙제 때문에 엄마랑 티격태격했는데 수, 목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본방을 보려고 숙제를 빨리 끝냈다. 그래서 수, 목요일은 평화롭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전배수는 우영우의 인기 요인에 대해 찍을 때까지만 해도 따뜻하고 빌런이 없는 착한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방송을 보니까 경쾌한 드라마였다. 간결하고 빠르고 센스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6화에서 돈가스 망치를 들고 사람의 진심을 탐구하는 우영우 장면이 나온다. 드라마의 기본 문법이라면 동그라미가 광호를 찾아오고 광호가 영우를 붙잡고 진심으로 조언을 해줬을 거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드라마는 진상 손님을 통해서 광호가 딸을 모르는 사람 취급하고 영우가 순간 분위기를 깨닫고 어저씨라고 한다. 이런 부분이 자극적이지 않고 센스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전배수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사회에 던진 화두에 대해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는 드라마를 처음 할 때 민감한 문제였다. 우리가 어떻게 다룰 수 있을지 걱정했다. 처음에는 화두를 던지는 거에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너무 인기가 좋아 더 많은 무게감으로 다가와 조심스러운 부분도 많다고 했다.
 
특히 미디어가 주는 환상으로 인해 자폐 스펙트럼이나 장애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는 폐해도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 하지만 우리 작품으로 인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전문가들이 논평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전배수 인터뷰 (사진=스타빌리지엔터테인먼트)
 
전배수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속 캐릭터들이 각자 개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일 큰 부분은 에피소드에 나오는 분들이 연기를 너무 잘했다. 또한 법정 이야기와 법정 밖의 이야기가 동떨어져 있지 않았다. 등장인물 자체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보니 법원 장면에 출연하지 않는 배우들도 다같이 목표를 향해 가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전배수가 이렇게 이야기한 이유가 있었다. 흔히 드라마 속 아빠 캐릭터는 하나의 장치로만 존재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영우속 우광호는 달랐다. 전배수는 우영우 아빠는 영우와 서사를 같이하는 줄기에 있는 아빠라서 조금 무게감이 다르게 있었다고 했다. 또한 초반에 무게감에 대한 부담도 있었지만 애로사항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영우가 한 톤으로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벽에 대고 이야기를 하는 느낌이었다. 차라리 태수미(진경 분)나 한선영(백지원 분)과는 연기가 편했다. 영우와 연기를 할 때는 갈피를 못 잡았다. 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우광호에 빙의가 됐다. 자폐를 가진 아이를 키우는 아빠가 어떨지 환상적으로 생각을 했지만 연기를 하면서 27년간 영우를 키운 우광호의 심정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배수는 이전 작품들에서는 준비를 해서 연기를 했다면 우영우에서는 연기를 하면서 우광호를 받아들이게 됐다.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전배수 인터뷰 (사진=스타빌리지엔터테인먼트)
 
전배수는 우영우 역할을 맡은 박은빈을 극찬하기도 했다. 그는 “1, 2화가 방송될 때 16부를 찍고 있었다. 막바지였다. 마지막 촬영에서 감독님과 박은빈 배우에게 큰 절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은빈 배우는 혹시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려 촬영이 멈출까 봐서 차에서 혼자 도시락을 먹을 정도였다. 이 드라마를 끌고 가려고 하는 의지였던 것 같다. 그런 사람이니 대사를 할 때도 얼마나 신경을 썼겠나고 칭찬을 했다.
 
특히 조연들은 주인공의 영향을 안 받을 수 없다. 주인공을 연기하는 배우가 포기하는 느낌이 들면 조연이고 스태프도 힘을 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보면 박은빈 배우가 아역부터 연기에 제일 선배다. 근데 오래 방송을 해서 내성이 있는 배우 느낌이 없었다더구나 법정 장면이 들어가면 끝이 나지 않는다. 등장 인물도 많다. 박은빈 배우는 대사 빠르기도 양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나보다 더 에너지가 많다고 밝혔다.
 
전배수는 박은빈을 보면서 느꼈던 바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어쩌면 늦게 데뷔를 한 게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직업들은 10, 20년이 되면 장인이 된다. 하지만 배우들은 했던 걸 또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없는 걸 시도하니까 매번 두렵다. 그리고 대사 한 마디만 해도 이거 예전에 써 먹은 건데라고 본인 스스로는 안다. 10, 20대에 이미 유명해진 배우들은 앞으로 50, 60년을 연기한다고 하면 그런 스트레스가 심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며 난 늦게 시작해서 그런 분들보다 보여줄 게 많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끝으로 매번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지나고 나면 재미있다. 너무 두렵고 매번 절벽 끝에 서 있는 느낌을 받는다. 한 번도 내가 연기를 완벽하게 잘 했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래서 연기를 계속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전배수 인터뷰 (사진=스타빌리지엔터테인먼트)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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