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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이낙연·정세균, '김대중 적통' 경쟁…"역사의 지도자"
고양 김대중 기념관 개관식 참석, 이재명 지사 불참
'반이재명' 전선 강화 모양새, 이낙연-최문순 회동도
2021-06-14 14:24:38 2021-06-14 17:04:02
 
 
[뉴스토마토 문장원 기자] 여권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서로 '김대중 적통'을 강조하며 당 전통 지지층 잡기에 나섰다. 각자 호남 출신임을 내세우며 경쟁하는 동시에 자신들의 정치적 스승인 '김대중'을 구심점으로 함께 '반이재명' 전선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14일 경기도 고양시 김 전 대통령 일산 사저 기념관 개관 행사에 나란히 참석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도력을 치켜세우고 인연을 강조했다. 다른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다른 일정이 있어 참석하지 못했다.
 
이 전 대표는 축사에서 "지도자에는 몇 가지 유형이 있다"라며 "역사의 지도자가 있고, 시대의 지도자가 있고 그때그때의 지도자가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역사의 지도자"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그런 역사의 지도자, 김대중 대통령과 동시대를 살았다는 것은 우리 세대의 축복"이라며 "우리 세대는 당신의 꿈과 권한, 성취와 좌절 그 모든 것이 우리 삶의 일부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시간 나는 대로 사저 기념관에 들러서 느슨해진 저 자신을 채찍질하고 그때 그 마음을 다시 되살리는 그런 경험을 꼭 해보고 싶다"라고 했다.
 
정 전 총리는 축사에서 "제가 (1997년 대선 직후) 김대중 당선자님의 부름을 받고 갔더니 노사정위원회 만들라는 지시를 했다"라며 "그때까지 저는 노사정위원회가 무엇인지도 모르던 때"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노사정위원회를 만들어서 아이엠에프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데 일조를 한 성과를 냈다"라며 "그 이후 두고두고 김 전 대통령의 혜안에 대해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가졌다"라고 했다.
 
정 전 총리는 "참으로 특별한 분으로 기억하고 있다"라며 "지금은 제2의 IMF 환란에 비견되는 국가 위기로, 김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본받아 위기를 대전환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정신을 이어받아 따뜻하고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라고 다짐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4일 경기 고양시 '김대중 대통령 사저 기념관' 개관 기념행사에 참석해 전통 호남 지지층 민심 잡기에 나섰다. 사진/뉴시스
 
두 주자가 나란히 김대중 사저 기념관 행사에 참석한 것을 두고선 호남 민심 잡기와 함께 민주당 적자를 내세우면서 반이재명 전선을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내부 경쟁자인 동시에 개헌과 경선 연기론으로 여권 대권 지지율 1위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겨냥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국민 기본권 강화에 방점을 찍은 개헌을 제안했고, 정 전 총리는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꺼내 들며 서로 개헌론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 하지만 이 지사는 민생을 강조하며 개헌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지난 10일 이 지사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4년 중임제, 지방분권 강화라는 개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문제는 역량이 제한돼 있어서 필요한 일 중 가능성이 큰일을 선택해야 한다. 결국, 실용성의 문제"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경선 연기론을 두고서는 최문순 강원도지사까지 가세하며 이 지사를 압박하고 있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경선연기론에 대해 "지도부가 빨리 정해달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측근 의원들을 중심으로 '연기론'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최 지사는 "경선이 진행되는 7, 8월은 휴가철이다. 흥행이 굉장히 어렵다"라며 경선 연기론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이 전 대표와 최 지사가 13일 회동을 가지며 경선 연기론에 힘을 실었다. 양측은 "최근 정치 상황과 지역 민심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눴다. 이런 상황에 대해 당이 보다 절박한 시점으로 대처해줬으면 하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최 지사 측은 "대선 경선에 활력을 넣어야 한다는데 이 전 대표와 의견을 모았다"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4일 김대중 전 대통령 일산 사저 기념관 개관 행사에 나란히 참석하며 전통적 호남 지지층 민심 잡기에 나섰다. 동시에 개헌과 경선연기론을 바탕으로 반이재명 전선 형성에 힘을 실었다. 사진은 지난 13일 이 전 대표와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서울 광화문 인근 한 식당에서 만나는 모습. 사진/이낙연 전 대표 측 제공
 
문장원 기자 moon334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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