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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21일 18:3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송혜림 기자]
펄어비스(263750)가 신작 ‘붉은사막’ 흥행에 힘입어 올해 처음으로 '1조 클럽'에 진입할 것이란 기대를 키우고 있다. 다만 높은 고정비 비중과 콘솔 게임 특유의 수익 구조를 감안하면 내년 이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도깨비(DokeV)' 등 차기작의 적기 출시 여부가 향후 실적 흐름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른다.
펄어비스 '붉은사막' 이미지 (사진=펄어비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펄어비스의 오픈 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붉은사막' 판매량이 500만장을 달성했다. 출시 한 달 만에 이뤄낸 '히트'다. 연간 판매 예상치 상단(300만~500만장)은 일찍이 넘어섰고, 현재 판매 속도를 유지할 시 연내 800만~1000만장 판매량 돌파도 점쳐진다. 일인칭 슈팅 게임 '오버워치'나 오픈 월드 RPG 게임 '위쳐' 같은 메가 히트 IP(누적 천만 장 이상 판매)로 자리매김할 거란 기대도 나온다.
신작 흥행 성과는 올해 실적 전망치를 대폭 끌어올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매출은 8397억원으로 전년 대비 129.7%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붉은사막' 판매량에 따라 첫 '1조 클럽' 가입도 점쳐진다. 영업이익은 2898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며 3년간 이어지던 적자 고리를 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비용 절반이 '고정비'…영업레버리지 역풍 우려
그러나 올해 이후 실적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펄어비스의 2027년 매출은 6296억원, 영업이익은 1551억원으로 전년(2026년) 대비 각각 25%, 46.5%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러한 증권가 예측은 ‘붉은사막’ 흥행의 나비효과가 내년까지 이어지기엔 어려울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가장 큰 이유는 '신작 공백기'에 있다.
DS투자증권과
삼성증권(016360),
SK증권(001510) 등도 펄어비스의 2027년 실적을 전년 대비 하향 조정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디지털다운로드콘텐츠(DLC) 발매계획이 미정인 만큼 판매량 추정치 추가 상향은 어렵다"라고 말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차기작도 개발에 2년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힌 만큼 향후 1~2년간은 신작 모멘텀 공백이 불가피하다"라고 설명했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연내 '붉은 사막' DLC(다운로드 가능 콘텐츠) 버전이나 다른 신작은 출시 미정인 상태다.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는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서 DLC와 관련해 "아직 확정된 계획은 없다. 확장팩을 파는 것보다 본편이 더 잘 팔릴 수 있는 전략적 판단을 하고 싶다"라고 언급했다.
실적 지속성을 제약하는 또 다른 요인은 비용 구조다. 펄어비스의 지난해 영업비용 가운데 고정비 비중은 55.8%로 집계됐다. 2024년 60.4%보다는 낮아졌지만, 비슷한 매출 규모의 네오위즈 46.3%, 카카오게임즈 45.0%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고정비 비중이 높을수록 매출이 늘 때는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지만, 반대로 신작 지연이나 매출 둔화가 발생하면 영업레버리지의 역효과로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
특히 급여와 퇴직급여 등을 합산한 인건비성 비용은 1938억원으로 전체 영업비용의 51%에 달한다. 게임 사업 종사자 수도 2024년 601명에서 642명으로 1년 새 41명 증가했다. 펄어비스가 지금처럼 대작 규모의 콘솔 게임 출시를 이어갈 경우 유동적으로 줄이기도 어려운 비용이다.
게임 홍보를 위한 광고선전비와 플랫폼 이용 수수료 등의 지급수수료는 1000억대 규모다. 이 비용은 변동비다. 다만 콘솔 게임 특성상 신작 출시 텀이 긴 만큼 기존 IP의 매출을 유지해야 신작 개발비를 상쇄할 수 있다. 따라서 장기적인 브랜딩을 위해 역시 고정비적 부담을 안긴다.
관건은 '신작 출시 텀'…도깨비 2028년 적기 출시 중요
'붉은 사막'같은 콘솔 게임은 '패키지형'으로 한 번 구매하면 끝나는 특징을 띄고 있다. 지속적인 업데이트나 인앱 결제로 수익을 내는 모바일·PC 게임과 달리 장기적인 수익은 내기 어려운 구조다. 또 보통 개발 완료까지 8~10년의 긴 기간이 소요되고 대규모 개발 인력과 막대한 투자비가 요구된다는 점도 한계로 지목된다.
'붉은 사막' 역시 개발 기간 7년, 개발비 2000억원이 투입됐다. 개발 인력은 200명 이상에 달한다. 게임 완성도를 이유로 출시일 역시 기존 예정일이었던 2021년 하반기에서 4년 가까이 미뤄졌다. 출시일이 밀리는 동안에도 고정비와 무형자산 감가상각 비용은 계속 실적을 깎았다. 이 때문에 동기간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됐고 매출은 4000억대에서 3000억대로 낮아졌다.
대규모 글로벌 게임사들은 꾸준한 수익 창출이 가능한 다수의 지적재산권(IP)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막대한 자금력을 통한 지속적인 게임 투자가 가능하다.
그러나 펄어비스처럼 이제 막 콘솔 게임을 출시하기 시작한 중견 게임사들은 하나의 게임 IP 개발을 위해 전사적인 투자가 이뤄져 신작 출시 텀이 상대적으로 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차기 신작 출시 전까진 실적 리스크를 부담해야 하고, 신작의 성과는 사업 안정성과 직결되는 불안한 재무 구조를 가져가게 된다.
결국 펄어비스가 '붉은 사막'의 흥행을 장기적인 실적 성장세로 잇기 위해선, 단일 타이틀 성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신작 IP를 프랜차이즈 IP로 확장하거나 다른 게임 IP를 짧은 텀을 두고 출시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펄어비스는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의 82%를 차지하므로 해외 수요 높은 콘솔 게임에서 꾸준히 기대작이 나와야 하는 상황이다.
펄어비스 '도깨비' 이미지 (사진=펄어비스)
다음 대작 콘솔 게임인 '도깨비'는 오는 2028년 출시를 앞두고 있으나, 역시 '붉은 사막'처럼 출시일이 미뤄질 우려는 남아 있다. 지난해까지 사내 게임 개발 인력들이 대거 '붉은 사막' 제작에 배치됐고, 올해 다시 유동적으로 인력 배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깨비'는 지난 2019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이 이뤄진 IP다. 역시 완성도 있는 개발을 위해 출시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당사는 AAA급 타이틀을 직접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회사"라면서 "붉은사막 개발 과정을 통해 내부적으로 콘솔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가 많이 축적된 만큼, 개발과 준비 상황 등 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신작 간 출시 갭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송혜림 기자 divi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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