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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포트폴리오 리스크②)"사업 다각화로 리스크 대응력 높여야"
고난도 공사 등 매출 다변화 강조…”기술력 확보 노력 필요”
2020-11-19 06:00:00 2020-11-19 09:39:38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주택사업에 치중하는 대형 건설사의 사업다각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주택시장에 대한 정부 규제가 한층 강화되고 있고,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하락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각 사업분야에서 고난이도 사업을 확보해 매출 창구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토목과 비주택 건축, 플랜트의 고난이도 프로젝트는 공사 금액이 크고 수익성이 양호해 수익 구조 다변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고난이도 공사는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저가 입찰의 우려가 적다. 오히려 수천억원대의 금액으로 수주가 가능하다. 품질과 기술력이 받쳐줘야 하는 만큼 높은 공사비를 인정받는다. 또 시공 기술력이 있는 업체만 참가할 수 있기 때문에 진입장벽은 높고 경쟁자는 적다. 아울러 고난도 공사 수행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실적이 되고 유사 사업의 추가 수주도 기대할 수 있다. 
 
고난이도 건축·토목 공사로 인정받은 대표적인 사례는 쌍용건설이다. 싱가포르에서 지면에서 최고 52도까지 기울어진 최고 55층 높이의 호텔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을 지었다. '21세기 건축의 기적', '현존하는 건축물 중 최고 난이도 공사'란 평가를 받은 프로젝트다. 공사비가 약 1조원에 달한 이 사업은 입찰 당시 14개 건설사가 관심을 보였지만, 최종 경쟁을 펼친 곳은 쌍용건설을 포함해 4곳에 불과했다. 
 
싱가포르에서 진행한 도심지하철(DTL) 921 현장도 어려웠던 사업으로 꼽힌다. 공사구간은 1km였으나 공사비는 7000억원에 달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 지하철 공사는 1km당 1300억~1400억원 정도”라며 “난이도가 다른 만큼 공사비 차이가 큰 것”이라고 언급했다. 
 
플랜트에서는 기본설계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고난이도 기본설계 업무를 수행하면서 현장과 설계 이해도가 높으면 향후 EPC 공사를 연계수주할 가능성이 높고, 시공할 때도 손실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플랜트는 1cm 이내의 오차로도 전체 시설물의 산출물 생산 능력이 변하는 민감한 분야이기 때문에 설계 이해도와 변수를 줄이는 역량, 현장의 순발력이 중요하다. 
 
고난이도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선 기술력이 받쳐줘야 한다. 기술력 확보와 개발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다수 주요 건설사의 연간 연구개발 지출은 매출의 1%가 채 되지 않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요 종합건설사들이 비교적 짓기 쉬운 주택에 치중하면서 기술개발에는 크게 무게를 두지 않아 아쉬운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기술력 개선을 통한 고난도 공사 수주 외에, 신사업 추진도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친환경 사업 분야가 건설업계의 신사업으로 주목받으며 발을 떼고 있다. GS건설은 2차 전지 재활용 사업과 해외 태양광 발전에 진출했다. 현대건설은 수소연료발전,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바이오가스, 오염토정화 등 친환경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주요 건설사들이 에너지 플랜트 사업을 수행해온 만큼 친환경 사업 진입장벽이 낮고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국내 한 건설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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