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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중소기업도 ‘양손잡이 경영’을 하자
2020-10-29 09:28:04 2020-10-29 09:28:04
코로나19와 경기불황으로 어려운 기업이 많다. 4차 산업혁명과 비대면(untact)의 대두로 기업환경의 변화가 거세다. 이에 대응하고자 기존의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기업도 늘고 있다.
 
선제적으로 업종전환이나 스핀오프(spin off)에 나서는가 하면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사업화함으로써 안정과 성장의 절충을 모색하고 있다. 다수 기업(특히 글로벌기업)이 새로운 성장기반의 마련을 위해 내부자원과 외부시장의 요구를 고려하여 혁신을 이루는 ‘양손잡이경영(ambidextrous management)’의 전략을 되새겨봐야 할 때다.
 
양손잡이는 양손을 자유로이 사용하는 사람이다. 사람은 양손잡이로 태어나 성장하면서 더 편하게 사용하는 손에 따라 OO손잡이가 된다. 양손잡이는 0.1%에 불과하나 양손잡이는 한손 사용의 일상적 한계를 넘어 다양하고 효과적인 일을 할 수 있다. 
 
양손잡이의 장점은 기업에 ‘양손잡이경영’으로 적용되고 있다. 즉, 기존의 관행이나 조직으로는 ‘개선 또는 개량’수준의 목표는 달성하겠지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모험적· 창조적 경영이 어렵고, 혁신과 성장을 이루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는 기존시스템(인력·조직·운용)이 현상유지에 급급하여 안전성 추구, 위험 회피, 성공도취, 내부의존 행태를 보이기 때문이다. 
 
20세기 초 세계최대 유통업체로 명성을 날렸던 시어스(Sears)는 50년 가까이 미국 가전제품유통의 1위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카테고리킬러(category killer)나 창고형 할인매장의 등장에도 기존의 영업방식을 강화하는 방법을 취했고 결국 2005년 헤지펀드에 팔렸다. 오랜 전통의 여행업체 영국의 ‘토마스 쿡’이나 일본의 ‘소니’도 마찬가지 경로를 걸었다.
  
양손잡이경영의 의미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속담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R&D프로젝트를 새로운 독립조직에 맡기고 동기부여와 성과보상을 적절히 함으로써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는데 그 성공사례는 벤처기업이 내부의 R&D인력의 창업을 통한 스핀오프를 통한 기업의 확장에서 나타났다. 연구결과도 양손잡이조직을 도입한 기업 90% 이상이 신제품개발에 성공, 월등한 경영성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최대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업체인 ‘넷플릭스(Netflix)’는 기존DVD시장에서의 한계를 인식하고 인터넷 환경에 맞게 동영상 스트리밍에 주력하여 전 세계 안방시장을 장악하게 되었다. IBM도 2000년대에 들어 신사업조직을 만들어 새로운 매출을 일으키는데 성공했다. 미국의 윌리엄 밀러 교수는 ‘존슨앤드존슨’, ‘ABB’ 등이 양손잡이 조직으로 성공했는데 그 이유는 ‘작고 독립적인 조직’을 통해 혁신을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러한 성공은 기업규모에 따라 다소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는 양손잡이경영의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한정된 자원으로 인해 미래투자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혁신이 반드시 여유자원에 달려있기보다는 지속성장에 대한 경영자의 의지와 목표, 그리고 전략이 더 중요하다. 따라서 기존자원을 절감과 활용, 외부자원을 끌어와 여유자원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별도의 ‘신사업 탐험팀(exploration team)’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이에 대해 한 기업대표와 대화를 했다. 종업원 50여명으로 20년을 한 품목만 생산하고 있었다. 시장상황의 악화를 우려하여 기술자 2명에게 자본금 1억 원과 기계 2대를 제공하며 사내에 별도의 회사를 차려주었다. 2년 후 인원도 5배로 늘고 매출은 모회사의 50%가까이 늘었다. 대표는 이런 방식으로 회사를 만들어 지금은 4개사에 종업원 150여명의 그룹(?)으로 성장했다. 대표는 “기존대로 했다면 회사 문을 닫았죠. 줄 돈도 없었고 혹시 문제가 생길까 걱정했지만 열정과 성취욕을 가진 사람들에게 별도로 맡겼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찰스 오라일리(O'Reilly) 스탠퍼드대 교수가 "오래 살아남으려면 '기존유지'와 '미래탐험'을 동시에 하는 '양손잡이 경영'을 강조하는 이유다.  
 
이의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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