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탈취 대응 해법으로 M&A 부상…중소기업 '소송 한계' 지적
국회 세미나서 기술탈취 구조적 한계 집중 제기
입증 부담·정보 비대칭 해소 요구…기술가치 평가 체계 개선 필요
비밀유지·증거확보 등 사전 예방 강화…M&A 활성화 필요성 제기
2026-04-28 14:55:54 2026-04-28 16:59:19
[뉴스토마토 남윤서 기자] 중소기업이 기술탈취 피해를 입어도 장기 소송을 버티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지적되는 가운데, 이를 예방하기 위한 대안으로 인수합병(M&A) 활성화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중소기업 기술탈취 방지와 M&A 활성화 방안 모색' 세미나에서는 기술 보호 사각지대와 입증 부담, 정보 비대칭 문제를 짚으며 제도 개선과 시장 기반 해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이번 세미나는 민주당 이재관·이언주·민병덕·김남근·박지혜·박홍배·송재봉·이강일·정진욱 의원과 을지로위원회가 주최하고, 중소기업중앙회와 재단법인 경청이 주관했으며, 중소벤처기업부와 경찰청, 특허청이 후원했습니다.
 
을지로위원장인 민 의원은 축사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대기업은 장기 소송을 버틸 수 있지만, 중소기업에는 그 시간이 곧 생존의 문제"라며 "기술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기술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 더 이익이 되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M&A 활성화로 기술탈취 대응
 
첫 발표에 나선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고령화와 후계자 부재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만들기 위한 방안으로 M&A 활성화를 제시했습니다. 김 교수는 경영권 포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과 M&A를 '실패'로 간주하는 사회적 편견을 지적하며, 친족 승계 중심의 경직된 제도, 중소기업 기술 가치 평가의 불확실성, 기술탈취 우려, 기업공개(IPO) 중심의 회수 구조, 전문 중개기관 부족 등을 주요 개선 과제로 꼽았습니다.
 
이어 "민관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성과 연동 수수료 체계를 도입해 전문성과 서비스 품질을 높여야 한다"며 "표준계약과 실사 체크리스트를 마련해 거래 투명성을 확보하고, 분쟁조정 절차를 상시 운영해 거래 안정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중소기업의 회계·재무·기술 데이터를 공공데이터와 연계해 정보 비대칭을 해소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박희경 재단법인 경청 변호사는 피해 사례와 피해 기업 보호 사각지대 개선 방안을 설명했습니다. 박 변호사는 "사전 예방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실사 과정에서 핵심 정보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분쟁 초기 단계에서 신속한 해결이 가능하도록 전문가 조력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새로운 형태의 결과물에 대해서도 행정조사 범위를 확대하고, 행정조사와 형사절차 전반에서 피해 기업의 참여를 강화해야 한다"며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의 가이드라인을 체계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보호 대상 기술에 대한 정당한 가치 평가 기준을 확립해 손해배상 입증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술가치 평가·보호체계 개선 필요
 
이어진 토론에서는 기술보호 환경 구축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황영호 중기부 기술혁신정책관은 "기술 유출 우려로 M&A 자체를 기피하는 사례도 있다"며 비밀유지계약 의무화, 전용 기술 보호 지원체계 구축, 공정한 기술가치 산정, 한국형 증거개시 제도 정착 등을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용훈 지식재산처 지식재산보호협력국장은 "중소기업이 스스로 기술을 보호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고, 공정한 지식재산 거래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수사 당국도 기술탈취 대응의 한계를 짚었습니다. 황영선 경찰청 안보수사국 방첩수사과장은 "중소기업은 보안 인프라가 취약해 기술탈취에 노출돼 있다"며 "사후 처벌뿐 아니라 사전 예방 중심의 범정부 차원의 제도 보완과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기술거래 과정에서의 증거 확보 필요성도 제기됐습니다. 엄평식 기술보증기금 기술거래보호부장은 "기술거래 과정 기록을 등록해 기술탈취 증거를 확보하는 제도는 보유 기술을 맡기는 기술임치와 달리 법적 추정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중소기업기술보호법 개정 등을 통해 거래 과정을 기록한 일지와 자료 등의 진실성, 송수신사실 등에 법적 효력을 부여해 제도적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소기업 기술탈취 방지와 M&A 활성화 방안 모색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남윤서 기자 nyyyse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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