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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현 가능성 낮은 GTX '조기 개통'…"'빨대효과' 양극화만 초래할 수도"
이달 초부터 'GTX 추진단' 가동…조기 개통·연장 사업 추진
삼성역 환승센터 준공 난항…A노선 조기 개통 어려워
B노선도 유찰 가능성 변수…내년 상반기 착공 쉽지 않아
D·E·F 노선은 4년 후에나 철도망 계획에 반영…사업 추진 요원
개통해도 '빨대효과'…"'지역별 양극화' 경계해야"
2022-08-16 06:00:00 2022-08-16 06: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이 윤석열 대통령의 조기 개통 지시로 급가속 수순을 밟는 것을 두고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의 한 마디에 사업 기류가 바뀌기에는 GTX 사업이 수도권 주요 지점을 연결하고 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국가 주요 교통망 구축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정교한 사업 계획과 안전 점검, 추진 프로세스가 실시간으로 요구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조기 개통이 쉽지 않고, 개통된다 하더라도 중심지로의 외곽지역 종속 현상 심화, 부동산 시장 양극화 등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철도국장을 단장으로 신설된 'GTX 추진단'은 이달 첫째 주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 상황이다. 전담 인력 15명으로 배치된 추진단은 철도국장이 GTX 사업을 총괄 진두지휘하고, 기존 GTX A·B·C노선 사업을 추진하는 '사업팀'과 윤석열 정부에서 새롭게 추진하는 GTX 연장·신설 전담의 '기획팀'으로 나눠 활동한다.
 
특히 사업팀은 오는 2024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인 A노선(운정~동탄)의 개통 일정을 최대한 앞당길 수 있도록 사업자, 전문가와 머리를 맞대고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또 B·C노선도 민간사업자 선정, 협상, 실시설계 등 사업 전 과정을 조속히 추진한다. C노선(덕정∼수원)은 내년에 첫 삽을 떠 2028년에 개통을 하고, B노선(송도∼마석)은 2024년에 공사를 시작해 2030년에 개통하는 것이 목표다.
 
정부가 이처럼 GTX 사업 진행을 서두르게 된 것은 지난달 18일 윤 대통령이 국토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GTX의 조속한 추진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당시 윤 대통령은 "교통망 확충을 통해 출퇴근 불편을 해소해 달라. 특히 GTX A노선 개통 일자를 최대한 앞당겨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GTX의 사업 추진은 현실적으로 더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유일하게 착공에 들어간 A노선의 경우 계획 2024년 개통을 지시했지만, 노선의 핵심 역 중 하나인 삼성역 복합환승센터의 개통이 늦어지면서 전체 개통이 1~2년가량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삼성역 복합환승센터의 준공 목표는 2028년이지만 서울시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에 통합되면서 실제 준공 시기는 더 늦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령 모든 변수 없이 빠른 공사 속도로 A노선이 개통된다 해도 한동안 운정~서울역, 수서~동탄의 이원화 운영이라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정부가 구상하는 대로 A노선의 2024년 전 구간 개통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이야기다.
 
익명을 요구한 철도 업계 관계자는 "가장 사업 추진이 빠르다는 A노선의 경우 계획에서 착공까지만 8년 가까이 걸렸다"며 "게다가 기존 지하 선로를 피해야 하고 도심 구간에서 지하 40미터 이하로 공정이 진행된다. 경제성, 안전성 문제를 고려한 사업 추진이 이뤄져야 해 공사기간(공기)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역 복합환승센터의 준공 연기도 GTX A노선의 공기 지연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삼성역 구간을 무정차 통과하는 방안도 있겠지만, 삼성역은 이 노선에서도 손꼽히는 핵심 역이다. 이 같은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조기 개통을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GTX 지난달 초 고시가 이뤄지며 사업자 선정 절차에 돌입한 B노선 사업에도 난관이 많다. 일각에서는 빠르면 내년 상반기 착공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할 때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GTX B노선과 관련해 입찰 공고를 낸 것은 맞지만 공고를 낸다고 해서 사업자가 바로 선정되는 것이 아니고 유찰될 가능성 등 변수가 많다"며 "때문에 내년 상반기 착공 예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건 모든 사업 추진 과정이 오차 없이 맞아떨어지고 빠른 속도로 진행됐을 때만 가능한 이야기"라며 내년 상반기 착공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GTX의 연장·신설도 빠른 추진도 현실적으로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GTX와 같은 대규모 예산을 필요로 하는 철도 사업은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담기는데, 문제는 GTX D노선 연장과 E·F노선의 경우 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될 것이라는 점이다. 4차 계획은 지난해부터 2020년까지이고 5차 계획은 2026년부터 2035년까지인데, 이 5차 계획 발표가 4년 후인 2026년에 이뤄진다. GTX의 조속한 확장이 사실상 쉽지 않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GTX D·E·F노선이 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될 예정이지만, 해당 노선을 4차 철도망구축계획 변경안에 반영해야 조기 추진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GTX가 조기 개통된다 해도 경제활동이 외곽에서 도심으로 흡수되는 '빨대효과'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부동산 정보업계 관계자는 "도심으로의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외곽지역의 상권이 위축되고 경제활동도 도심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자족 기능이 약한 지역이라면 같은 GTX 노선 상에 있더라도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생각보다 외곽 지역이 큰 수혜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GTX 같은 경우 지역 균형 발전이나 수도권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 필요하지만, 예산의 낭비 등을 막기 위해 예비타당성 검토를 충분히 거쳐 추진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며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친 사업 추진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이 윤석열 대통령의 조기 개통 지시로 급가속 수순을 밟는 것을 두고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성동구 GTX A노선 6공구 건설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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