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중흥그룹-대우건설 딜클로징 앞두고 '잡음'…재협상도 미지수
대우건설 별도 운영 및 사명 유지…2023년 12월31일까지만 보장
김보현 중흥 부사장 “노조 측 요구…경영권·인사권 심각하게 제한”
입력 : 2022-01-28 08:55:00 수정 : 2022-01-28 08: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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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전기룡 기자] 중흥그룹의 대우건설(047040) 인수·합병 딜클로징(계약완료)이 목전으로 다가왔지만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중흥그룹은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대우건설 노조)가 제시한 서면 합의를 일부 거부하며 인수조건을 두고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최근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내정자가 나서 중흥그룹과 대우건설 노조 간의 재협상이 성사됐지만, 이번에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다면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왼쪽)과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대우건설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중흥그룹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흥그룹과 대우건설 노조간에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는 중흥그룹이 지난해 9 KDB인벤스트먼트와 대우건설 지분 50.75%(210931209)를 인수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하기에 앞서 세부적인 내용을 문서화하고자 합의서 체결에 매진해 왔다.

 

문제는 실무협의를 진행하며 달라진 중흥그룹의 태도이다. 당초 중흥그룹과 대우건설 노조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합의서를 작성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정창선 중흥그룹의 사위이자 대우건설 인수단장을 맡은 김보현 부사장과 실무협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합의서는 법적 구속력을 갖추지 못한 협약서로 변모됐다.

 

향후 대우건설의 존속이 걸린 사안에 대해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중흥그룹 인수단은 대우건설이 별도법인으로 운영되고 현재의 사명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을 2023 1231일까지만 보장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대우건설은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인수됐을 당시에도 현재의 사명을 유지한 바 있다.

 

인수단은 푸르지오등 대우건설이 소유한 모든 지식재산권을 독점적인 사용도 2023 1231일까지만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인수 종료 후 사업부를 분할 매각할 계획이 없다면서도 문서화하는 것을 거부했다. 현재 재직 중인 조합원의 고용 보장과 관련해서는 2023 1231일까지 노조와의 협의 없는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대우건설의 인수를 추진하며 수차례 독립경영을 강조했던 중흥그룹이 갑작스레 말을 바꾼 셈이다. 중흥그룹은 지난해 10월 대우건설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기에 앞서 독립경영을 핵심으로 한 그룹의 미래 비전과 청사진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SPA 계약을 체결한 시점에는 독립경영과 부채비율 개선, 임직원 처우개선 등을 약속하기도 했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 역시 SPA 계약을 체결하면서 대우건설이 재도약하기 위해선 임직원과 조직 간 신뢰와 협력이 중요하기에 그런 여건과 환경을 만들기 위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라며 새로운 변화의 시기에 도전과 열정, 자율과 책임, 신뢰와 협력으로 뭉친다면 제가 꿈꾸는 대우건설과 임직원 모두가 꿈꾸는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미래를 암시한 바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향후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이후에도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흥그룹과 대우건설의 공정자산총액은 각각 92070억원, 98470억원이다. 단순합계상 재계순위 21위에 해당하지만 갈등이 봉합되지 않는다면 시너지 발현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여지도 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푸르지오는 아파트 브랜드 평판에서 이달 3위를 기록했다. 반면 중흥건설의 중흥S클래스는 최근 1년간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중흥그룹이 푸르지오중흥S클래스를 별도 운영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혀왔지만, ‘푸르지오에 대한 독점 사용권을 한정적으로 허용한 만큼 향후 전망을 예단하기 힘들다.

 

사태가 악화되자 백정완 내정자가 중재에 나서는 사태에 이르렀다. 지난 20일 광주 중흥그룹 본사 앞에서 천막 농성 중인 대우건설 노조를 만나 직접 협상 테이블을 만들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노조 측도 이미 결정된 대규모 집회에 대해서는 준비를 계속하되, 광주 천막 농성장을 철수하고 이주부터 중흥 인수단과 재협상을 진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다만 백정완 내정자의 노력에도 여전히 갈등이 봉합될지는 미지수이다. 김보현 부사장이 지난 24일 업무공지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노조 측의 의견을 완전히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해서다. 김보현 부사장은 입장문에서 대우건설 임직원들에게 3년 이내 동종업계 상위 3개사 수준으로 임금을 인상하고 임금체계와 우리사주제도, 사내근로복지기금 등을 개선하겠다는 당근책을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대표이사와 집행임원의 50%를 대우건설 내부에서 선임하는 건 △노조의 경영위원회 참관을 보장하는 건 △대우건설의 합병·분할을 금지하는 건 △신규 출자를 제한하고 자산 매각을 금지하는 건 등에 대해서는 협약서에 담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해당 안건들은 주주와 전문 경영진이 온전히 보유해야 할 영역이라는 이유에서다.

 

김보현 부사장은 경영권과 인사권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노조의 상기 요구를 협약서에 담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라면서 당사는 임직원이 우려하는 본부 분할 매각이나 인위적인 구조조정 계획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향후 중대한 사항에 대해서는 노조를 포함한 전 구성원의 이해와 협력을 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딜 클로징이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재협상이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밖에 없다. 대우건설 노조에는 임직원의 50% 이상이 가입해 있다. 또한 과반수가 가입한 만큼 대표 교섭권도 지녔다. 원활한 딜 클로징과 향후 사업 전개를 위해서라도 중흥그룹은 노조의 동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이와 관련 대우건설 노조 관계자는 <IB토마토>재협상이 진행 중이기에 그 결과에 따라 내부 방침이 정해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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