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증권사 IRP로 대이동
은행권과 수익률 격차 확대…위험노출 커져 약세장 전환시 우려
입력 : 2021-11-29 04:30:00 수정 : 2021-11-29 04:3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변화를 일으킨 코로나19는 퇴직연금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안전자산에 머물러 있던 자금이 실적배당형 자산으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의 관련 통계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 사태 이후 개인이 직접 운용하는 DC형 퇴직연금과 IRP(개인형 퇴직연금) 자산이 저축에서 투자 중심으로 이동한 흐름이 뚜렷하게 포착됐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의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권의 DC형 퇴직연금과 IRP 적립금은 각각 16%, 36% 증가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6%, 19%씩 늘어나는 등 고성장세를 이어왔다. IRP 계좌로 순유입된 자금만 2020년 7.1조원, 올해 상반기 5.7조원에 달한다. 
 
특히 증권사의 DC형 퇴직연금과 IRP 적립금이 2020년 33% 증가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24% 증가하며 고성장을 이끌었다. 상반기 현재 DC형 적립금은 12.1조원, IRP는 10.1조원으로 증가했다. 
 
절대적립액은 여전히 은행, DB형으로 굴리는 자산이 더 크지만 지난 2년간의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몇 년 안에 구도가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다. 
 
퇴직연금 시장에 이같은 변화를 불러온 것은 금리 하락과 주가 상승에 있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각국의 양적완화로 풍부해진 유동성을 바탕으로 주가가 동반상승했다. 이로 인해 주식과 채권 등 실적배당형 상품을 많이 담은 DC형 퇴직연금과 IRP의 운용수익률이 크게 오른 반면 은행, 보험권의 퇴직연금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최근 1년간 평균 수익률을 보면 DC형과 IRP는 5%대를 기록했으나, DB형은 2%를 밑돌았다. 
 
업권별로도 증권사 퇴직연금이 9.7% 수익률을 올리는 동안 은행·보험의 퇴직연금은 3%를 기록했다. 결국 수익률 차이가 투자자들의 이동을 부추긴 셈이다. 
 
증시가 달아오르면서 실적배당형에 배분하는 비중이 커진 것도 성과가 벌어지는 원인이 됐다. 
 
증권사의 IRP 및 DC형 퇴직연금에서 주식, 채권, ELB 등 실적배당상품을 편입한 비중은 2019년 44~48%에서 2020년 45~49%, 2021년 6월말 현재 52~55%로 크게 증가했다. 물론 은행이나 보험사에서 운용하는 IRP도 투자상품 비중이 커졌지만 6월말 현재 각각 27%, 13%로 증권사와는 차이가 있다. 
 
퇴직연금 시장이 성장하는 데 맞춰 증권업계에서 다양한 상품군을 선보인 것도 시장 확대에 도움을 주었다. 그중에서도 TDF와 상장지수펀드(ETF)의 역할이 컸다. 
 
TDF(Target Date Fund)는 가입자의 나이와 은퇴시기, 투자성향 등에 맞춰 위험 및 안전자산의 비중을 조절할 수 있는 상품으로 연금시장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퇴직연금 내 TDF 투자금액은 2017년만 해도 3036억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9월말 기준 6.1조원까지 몸집이 커졌다.
 
퇴직연금 내 ETF 투자액도 2019년 1836억원에서 올해 1분기 1.3조원으로 증가했다. 다양한 섹터와 테마를 추종하는 신상품들이 등장하면서 IRP 등 퇴직연금 계좌를 적극 활용하는 투자자들이 유입됐다. 
 
이밖에도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리츠(REITs) 신상품이 대거 상장한 것도 시장 확대에 보탬이 됐다.  
 
이처럼 주가 상승에 힘입어 퇴직연금 시장은 크게 성장했지만 동시에 위험노출에 대한 부담도 커져 우려를 낳고 있다. 올해 하반기 주가가 약세로 돌아선 데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채권 수익률도 좋지 않아 퇴직연금 수익률은 지난해보다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손실폭도 커질 수 있어 연금자산 위험관리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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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경

<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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