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코로나19와 동거' 전제 조건은
입력 : 2021-07-19 06:00:00 수정 : 2021-07-19 08:20:41
지난주 런던 웸블리 구장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의 유로 2020 결승전에는 6만명이 넘는 팬들이 몰렸다. 응원을 하기 위해 경기장과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없었다.
 
델타 변이 확산 우려에 방역의 고삐를 죄고 있는 한국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우리나라 프로축구 경기는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무관중으로 치뤄지고 있다. 축구선수들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K리그 일정을 미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5만명에 육박한 영국에서 이런 광경이 펼쳐진 건 정부가 오는 19일부터 모든 코로나 규제를 해제키로 한 영향이 크다. 공공장소 실내 마스크 착용만 ‘권고’ 수준으로 남기면서 방역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겠다는 것이다.
 
자국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크지만 영국 정부가 믿는 구석은 따로 있다. 바로 백신 접종률이다. 지난해 12월 초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해 현재까지 전체 인구 중 절반 이상인 3530만여명이 백신 접종을 끝냈다. 최소 1회 이상 백신을 맞은 영국인은 4610만여명에 달한다.
 
노년층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의 90% 이상이 백신 접종을 마쳤기 때문에 감염되더라도 중증으로 발전하거나 사망할 가능성이 크게 떨어져 확진자 급증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영국 외에도 코로나19와의 동거를 모색하는 나라들도 있다. 백신 접종률이 70%가 넘어선 싱가포르는 독감처럼 코로나를 관리하겠다면서 확진자 숫자도 더 이상 집계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최근 델타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가 폭증해도 치명률은 낮아지고 있다. 지난 16일 기준 코로나19 치명률은 1.17%이다. 코로나19로 숨진 환자의 비율이다. 이 치명률은 작년만 해도 1.48%였다.
 
실제 확진자 1240명을 정점으로 찍었던 3차 유행 때는 매일 사망자가 20명 가까이 나왔지만 4차 대유행이라는 지금은 하루 사망자가 1명 남짓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독감 치명률은 0.1% 정도인데, 치명률이 이 정도만 되면 독감처럼 취급해도 된다는 의미다.
 
미국도 코로나 퇴치 보다는 관리로 방향을 잡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선포하지 않았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고 바베큐 파티를 즐기고 있다. 미국 역시 개인의 생명과 자유 사이에서 접점을 찾고 있다. 앞으로 수년간 코로나19는 독감처럼 겨울철마다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문가들과 방역당국 역시 코로나19와의 동거를 전면 부인하지 않고 있다. 집단 면역이 형성되고 치명률이 독감 수준으로 떨어진다면 점진적으로 영국과 싱가포르의 모델을 점진적으로 따라가는 방향으로 방역 체계 변화가 있을 것으로보인다.
 
상대적으로 바이러스 감염이 더딘 여름철에도 확진자 숫자가 급증하는데 가을과 겨울이 되면 지금과 같은 강도의 거리두기를 계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방역 규제가 1년 6개월이 넘어가는데 국민들이 이런 상황을 언제까지 버틸수 있을지도 만무하다.
 
결국 관건은 백신이다. 우리나라는 백신 1차 접종률이 30% 수준이지만,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인식조사 추이를 보면 13~20%가량이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한다. 백신 접종이 상당한 수준에 올라야 코로나와의 동거를 맞이할 수 있다. 그 원치 않은 동거는 어쩔수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순간에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이종용 온라인부장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이종용

금융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