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중기 '환경안전통합관리 IT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입력 : 2021-04-12 06:00:00 수정 : 2021-04-12 06:00:00
지난해 10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050년 탄소 중립을 선언한 이후 정부는 한국판 뉴딜 정책을 발표하고 10대 중점 과제 중 하나로 ‘스마트 그린산단’을 선정했다.
 
‘스마트 그린산단’은 생산시설 노후화, 에너지 비효율 및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노후산단을 에너지 소비 효율화는 물론 친환경 제조공정이 가능한 산단으로 전환시키는 것을 말한다. 정부에서 발표한 실행전략에 따르면 총 사업비 4조 원을 들여 스마트 그린산단을 2020년 기준 7개에서 2025년까지 15개로 늘리고 이후 전국으로 확산시켜 일자리 3만 3000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필자도 탄소중립의 방향성과 이를 위한 스마트 그린산단 도입 필요성에는 적극 공감한다. 하지만 노후 산업단지의 현실적인 상황과 어려움을 고려한 대책이 필요하다. 충분한 대책 없이 무분별하게 도입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2020년 2분기 기준 우리나라의 노후산단 비중은 전체 산업단지 1223개 중 450개로 36.8%를 차지한다. 국가 산업단지의 경우에는 47개 중 32개인 68.1%가 노후산단으로 오히려 그 비중이 더 높다. 이 같은 노후 산단은 효율성이 떨어져 기반시설 재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게다가 점차 강화되는 환경규제까지 더해져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노후 산단에 입주해 있는 대부분의 영세 중소기업은 단기간에 기반시설을 재정비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변화하는 정책에 시시각각 대응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필자가 속한 표면처리업종은 대표적인 에너지·용수 다소비 업종 중 하나로 화학물질을 제조·수입해 사용하거나 제품을 다품종 소량 생산하고 있다. 적용 받는 법만 해도 대기법, 수질법, 화평법, 화관법, 악취방지법, 산안법 등 다 열거하기도 어려울 만큼 다양하고 복합적인 환경규제를 받고 있다. 하나하나 파악하고 대응해야 하지만 물질별로 해당하는 규제별 의무사항, 지키지 못할 경우의 벌금 등 리스크가 무엇인지 자세히 알기 힘들어 사전 대응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소기업이 정부의 친환경정책에 발맞추고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환경규제 이행과 안전관리 강화를 체계적으로 돕는 환경안전통합관리 IT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환경안전통합관리 시스템이란 환경·안전·보건 법령에 따른 이행사항을 한눈에 파악하고 관리하며 물질, 자재(원료) 및 제품별 해당 법령 파악과 이행지원을 도와주는 시스템이다.
 
대기업은 환경안전을 담당하는 전문인력과 함께 환경규제 관련 IT 시스템이 마련돼 있어 화학물질 사용현황, 추적관리, 법령별 규제이행 정보의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근로자 30인 이하 중소사업장이 80%를 차지하는 표면처리 산업은 환경과 안전 업무를 담당하는 전문 인력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정부와 국회에서 쏟아져 나오는 규제들의 제·개정 내용조차 파악이 어렵다. 실제적인 대응도 예산의 제약은 물론 인허가 갱신을 위해 길게는 1년여의 생산중지 기간에 따른 경제손실을 감수해야 해 많은 어려움이 있다.
 
환경부 산하 화학물질안전원에서 운영하는 화학물질종합정보시스템과 화학물질관리협회 화평법 지원정보 등이 있지만 이들 정보들은 규제를 관리하는 정부부처가 사용하는 데 적합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영세 중소기업에게는 단일 환경규제가 아닌 여러 개의 규제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을 기초로 환경이슈를 명확히 판단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는 통합시스템이 필요하다.
 
표면처리산업에 환경안전통합관리시스템이 도입된다면 유해화학물질 정보파악과 시설관리가 가능해져 화학사고 발생 가능성과 산업 재해율을 낮출 수 있다. 이를 토대로 환경·안전·보건 규제 이행은 물론 3D 산업이미지 개선 효과 등도 기대할 수 있다.
 
스마트 그린산단 도입, 탄소중립, ESG(사회·환경·지배구조) 등 친환경정책은 피할 수 없는 세계적인 흐름이다. 표면처리업계는 물론 중소기업 모두가 연착륙 할 수 있도록 환경안전통합관리 IT 시스템 구축을 비롯한 정책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한 때다.
 
박평재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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