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직시한 열정의 펜, 자연주의 문학의 거장 에밀 졸라
프랑스 문학사에서 ‘에밀 졸라(Émile Zola, 1840~1902)’라는 이름은 단순한 소설가를 넘어 시대를 관통한 지성인의 상징으로 통한다.
졸라는 19세기 후반 과학적 분석 기법과 의학적 관찰을 문학에 접목한 ‘자연주의(Naturalism)’ 문학을 확립한 인물이다.
대표작인 《루공-마카르 상관작 시리즈》(《목로주점》, 《나나》, 《제르미날》 등 20권)를 통해 산업혁명기 프랑스 사회의 하층민 삶과 인간의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삶에 미치는 영향을 폭로하며 사실주의 문학의 지평을 한 단계 넓혔다.
그러나 졸라를 역사적 거목으로 만든 결정적 계기는 문학이 아닌 ‘행동하는 지성’으로서의 면모였다.
19세기 말 프랑스 사회를 분열시켰던 유대인 장교 억울한 누명 사건, 일명 ‘드레퓌스 사건’이 터지자 그는 자신의 명성과 안위를 던졌다.
1898년 1월 13일, 졸라는 일간지 《로로르(L'Aurore)》 1면에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나는 고발한다...!(J'Accuse...!)>를 발표했다.
군부의 진실 은폐와 반유대주의적 편견을 거침없이 비판한 이 기고문은 사건의 반전을 이끌어내며 드레퓌스의 무죄 복권에 결정적 발판을 마련했다.
"진실이 전진하고 있고, 아무것도 그 발걸음을 멈추게 하지 못할 것이다"
그는 오늘날까지도 펜의 힘으로 정의를 바로 세운 영원한 실천적 지식인으로 기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