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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플러스)외국기업 기술특례상장 1호 '소마젠'…유전체분석 규제 완화에 성장 기대
공모자금 활용 '마케팅+전문인력 확보'…상장후 재무건전성 확보 관건
2020-04-14 06:00:00 2020-04-14 0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미국 유전체 분석 전문기업 소마젠이 코스닥 시장 문을 두드린다. 마크로젠(038290)의 자회사인 소마젠은 외국기업 중 첫 번째로 기술특례상장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도 코로나19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한동안 침체됐던 만큼 소마젠을 시작으로 바이오 IPO 시장이 활기를 되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소마젠은 공모자금을 대부분을 마케팅과 전문인력 확보에 투자해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회사가 2017년부터 3년 연속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만큼 특례상장에 성공한 이후 재무안정성 개선 여부는 지켜봐야 할 요인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소마젠은 내달 코스닥 상장 위해 오는 5월7일~8일 양일간 수요예측을 실시하고, 5월13~14일에 공모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3700~1만8000원이며 총 공모주식 수는 420만 보통주예탁증권(DR)이다. DR은 수탁은행이 투자자를 대신해 원주식의 보관에서부터 주주권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대행하는 예탁증서로, 국내 주식의 국제적 거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고안된 유가증권이다. 주관사는 신한금융투자가 맡았다.
 
소마젠은 2004년에 설립돼 미국 전역의 대학 및 유관 기관에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코스닥 상장사 마크로젠이 지분 56.9%를 소유해 최대 주주로 있다. 소마젠은 외국법인 기술특례상장 1호 기업으로, 기술보증기금과 한국기업데이터로부터 각 A등급을 받았다. 
 
유전체 분석(시퀀싱)이란 DNA를 구성하는 염기들의 순서를 찾아내 분석하는 기술이다. 임상 진단, 유전적 질환 가능성 확인 등에 쓰인다. 전 세계 유전체 시장의 규모는 2017년 147억달러(약 16조4000억원)에서 연평균 약 10%씩 성장해 2023년 269조6000억달러 규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소마젠은 정확한 데이터를 생산해야 하는 진단 시장의 요구에 따라 필수 인증 시스템인 CLIA(Clinical Laboratory Improvement Amendment)와 CAP(College of American Pathologists)를 취득했다. 회사는 고객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염기서열 분석의 이전 단계인 중합효소 연쇄반응(PCR), DNA추출 등 전처리는 물론이고 최신 기기를 통해 데이터 를 분석하는 기술을 갖추고 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소마젠의 유전자 분석 서비스는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기존 사업 영역인 생어 유전체 분석과 차세대 유전자 데이터 분석, 그리고 개인 유전체 분석이다. 생어 유전체 분석은 시장에서 이미 경쟁이 치열한 단계로 서서히 퇴화 단계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며, 차세대 유전자 데이터 분석은 이미 소마젠이 최근 3~4년간 미국에서 10%안팎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분야로 성장 단계에 있다.
 
차세대 유전체 데이터 분석을 이용한 병인 유전자 발견 추이. 그래프/Ann. Rev. Med. 저널
 
개인 유전체 분석 서비스는 그동안 규제로 인해 막혀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최근에야 시장이 활성화된 분야다. 소마젠의 경우에도 직접의뢰 유전자 검사(DTC)와 마이크로바이옴 검사 분야로 신규 사업을 개시했다. DTC는 일반 소비자가 병원을 거치지 않고 민간 유전자 검사업체에 직접 검사를 의뢰해 유전적 질환 가능성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로, 최근 개인 맞춤 유전체 분석법 개발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것이다. 회사는 작년 11월 'Gene&Gutbiome' 제품을 출시해 아마존 등을 통해 판매를 개시했다.
 
소마젠은 이번 IPO 공모를 통해 신규 서비스 투자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공모금액 중 350억원은 신규 서비스투자에 활용될 예정인데, 특히 이 중 289억원은 5년에 걸쳐 마케팅과 전문인력 충원에 투자된다. 소마젠 측은 "서비스의 특성상 일반 대중에게 회사의 서비스를 알릴 수 있는 마케팅이 매우 중요하다"며 "공모액의 가장 큰 부분을 마케팅과 이를 위한 전문 인력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소마젠은 기술특례상장사 특성상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은 회사라는 점에서 일부 위험 요인도 지닌다. 
 
회사가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2017년 이래 누적된 당기순손실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라는 점 역시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신규사업(DTC서비스, 마이크로바이옴 서비스) 확장 과정에서도 추가적인 연구개발비와 마케팅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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