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금융당국의 감독지침 발표 이후 제약·바이오 업종의 평균 개발비 자산비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려했던 연구개발(R&D) 활동 위축도 포착되지 않아 개발비 회계처리 투명성과 투자자 보호를 함께 높인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업종 185개 상장사의 작년 개발비 자산화 비율은 평균 16.4%로 조사됐다. 이는 2017년의 19.6%에서 3.2%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회계처리 점검, 감독지침 발표 및 계도조치 등을 발표했다. 약품 유형별로 연구개발비의 자산화 단계를 제시한 것이다. 신약은 '임상 3상 개시 승인', 바이오시밀러는 '임상 1상 개시 승인', 제네릭은 '생동성 시험 계획승인', 진단 시약은 '제품 검증'의 단계에 자산화 할 것을 지침했다.
이같은 조치는 연구개발비를 과도하게 자산으로 인식하는 논란 때문이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재무실적을 좋게 보일 목적으로, 또 막연한 미래 성공 가능성에 기대 연구개발 지출을 과도하게 많이 개발비 자산으로 인식시킨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이로 인해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제약·바이오 업종에서는 연구개발비 지출이 증가하고 개발비 자산인식 규모도 함께 확대됐다. 실제로 2014년 평균 자산화 비율은 22.9%였으나 2015년 23.8%, 2016년 24.3%로 증가했다.
하지만 당국의 지침 이후 개발비 자산인식 요건에 따라 과거보다 신중하게 처리되면서 2017년부터 감소세로 전환됐다. 또 업종 평균치를 초과하는 회사 비중 역시 15.7%(29사)로 전년의 25.4%보다 감소했다.
185사 중 개발비 계상회사는 79사이며, 개발비 잔액은 1조3205억원을 기록해 전년(92사, 1조5547억원)보다 감소했다. 특히 개별회사의 R&D 지출을 보면 R&D 활동 위축 없이 개발비 잔액만 감소했다. 개발비 잔액이 100억원을 초과하는 회사는 전년 21사에서 작년 9사로 크게 줄었다.
연구개발(R&D) 지출 중 개발비 자산화 비율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인식기준도 개선돼 개발비의 자산인식 기준을 주석에 자세히 공시한 회사가 64.7%로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작년 주석공시는 50%였다. 개발비 잔액이 있는 회사 중에서 개발비 인식 기준을 구체적으로 공시한 회사는 전체의 51.9%로 전년 35.9%에서 크게 늘었다.
개발비의 자산 인식시점은 앞서 당국이 발표했던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감독지침'을 준용해 공시했으며, 일부 조건부 판매허가 등 회사별 사정에 따라 다르게 적용한 경우도 있다.
개발비를 보유한 79사 중 53사는 지침의 모범사례에 맞춰 상세내역을 공시해 공시수준도 향상됐다. 22사는 주석 모범사례 양식과 같았으며 31사는 유사하게 작성했다.
과거 공시했던 연구개발비도 수정했다. 제약·바이오 기업 34사가 과거 재무제표를 재작성해 개발비 자산인식 관련 오류를 수정한 것. 이로 인해 2017년 재무제표의 개발비는 3866억원 감소했다.
금감원은 개발비 회계처리 관행이 제대로 정착되며 회계 투명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또 기업과 감사인 스스로 회계처리에 대해 신중해져 투자자에게 믿을 만한 재무정보가 제공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바른 개발비 회계처리 관행의 정착으로 기업들의 회계투명성 신뢰 확보 노력이 커지고 있고 투자자 보호와 효율적인 자원배분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제약·바이오 산업의 건전한 발전의 토대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