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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업계, 가격인상 배짱영업에도 수요 '활활'
일부 브랜드 최대 14% 인상…"비쌀수록 잘 팔려"
2018-12-03 15:11:02 2018-12-03 15:11:02
[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명품 수요가 늘어나는 연말을 앞두고 명품업계가 가격 인상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명품을 찾는 발길이 끊기질 않는 등 명품시장만 연말에도 활황세를 이어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샤넬, 구찌, 루이비통, 프라다, 멀버리 등 명품업계는 최근 가격을 최대 13% 인상했다. 샤넬은 올해 들어 다섯 차례 가격을 조정했다. 지난달 1일에는 대표 제품의 가격을 4~5% 올렸다. 보이 샤넬 플랩 백(미디움)의 경우 588만원에서 612~617만원으로, 2.55 플랩 백(미디움) 및 클래식 플랩 백(미디움)은 628만원에서 653~659만원으로 조정했다.
 
지난달 23일에는 멀버리가 가격을 최대 13%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조정 대상도 인기가 많은 제품으로 베이스워터 토트백이 기존 179만8000원에서 202만9000원으로 약 13% 올랐다. 릴리백은 143만9000원에서 148만9000원으로 2.5%, 릴리백 미디움 사이즈는 169만8000원에서 186만9000원으로 10.1% 인상됐다.
 
구찌도 지난 10월 패션 및 패션 잡화 일부 품목 가격을 3% 인상했다. 프라다, 루이비통 등도 올해 들어 2~3차례 가격을 올린 바 있다.
 
명품업계의 가격인상에도 명품수요는 굳건하다. 사진/뉴시스
 
명품업계는 통상적으로 가격 인상의 이유로 환율 인상, 원료 가격 상승, 본사 정책 등을 꼽는다. 샤넬 역시 최근 가격 인상 공문에서 "제품 생산 비용과 원가, 환율 변동 등에 따라 제품가를 조정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가격 인상 시점이 혼수철, 혹은 수요가 증가하는 연말에 몰려 있어 일각에서는 눈총도 받는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 현지 가격과 국내 가격이 큰 차이가 나는 점은 오래 전부터 지적됐던 부분이다. 프랑스 금융그룹 BNP 파리바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국내 가격은 국제 평균보다 1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이은 가격 조정 등 명품업계의 배짱 영업에도 국내 명품 시장은 오히려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유로모니터의 '명품 가방 시장 나라별 규모'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명품 가방 시장 규모는 약 3조2325억으로 지난해 프랑스의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에서도 명품이 매출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백화점 해외 유명브랜드 카테고리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2분기 1.5%에서 올 2분기에는 13.5%로 늘었다.
 
전문가 및 업계는 명품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으로 '베블런 효과'를 꼽는다. 가격이 오르는 것이 거꾸로 명품의 가치를 높여 과시욕의 도구로 사용되는 것이다. 또한 백화점 상위 매출을 차지하는 고객의 경우 가격 인상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가격탄력성이 낮은 것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명품브랜드는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매출이 감소하거나 등의 영향이 거의 없다"며 "오히려 올해 명품 신장률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명품 판매 증가에도 명품 브랜드들이 취하는 이익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샤넬, 루이비통, 구찌 등 명품브랜드 대부분이 주식회사가 아닌 유한회사 방식을 취하고 있어 매출액, 영업이익 등 경영정보 공개 의무에서도 벗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외부감사법 개정안으로 내년 11월부터 이들도 외부감사, 경영실적 공시 의무를 지게 될 예정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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