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연중 최고치 갈아치워…"차 굴리기 무섭다"
휘발유 가격 리터당 1620.3원…강남엔 2000원 넘은 주유소 등장
2018-09-02 16:12:07 2018-09-02 16:12:07
[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전북 전주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이수경(32)씨는 최근 본인의 휘발유 차량을 남편의 경유차와 바꿔서 타고 있다. 다른 지역에 살고 있는 남편을 주말마다 만나러 가기 위해 장거리 운전을 하다보니 기름값에 큰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씨는 "경유차로 바꾸니 그나마 부담이 덜해졌다"면서 "특히나 무더웠던 이번 여름에 에어컨 사용까지 많아지니 연료 게이지가 훅훅 떨어져 차 굴리기가 무서웠다"고 말했다.
 
국내 기름값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전국 드라이버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8월 마지막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가격은 리터당 1620.3원으로 전주보다 1.1원 올랐다. 경유도 전주보다 0.9원 오른 리터당 1421.1원을 기록했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 모두 9주 연속으로 올랐다.
 
  
전국에서 기름값이 가장 비싼 서울 지역은 휘발유 가격이 전주 대비 1.4원이 오른 리터다 1707.4원을 기록했다. 서울 강남구에는 2000원을 넘긴 주유소가 9곳이 넘었다. 종로구에서도 4곳이 2000원 이상으로 휘발유를 팔고 있다. 전국에서 기름값이 평균 1600원 이하인 곳은 대구, 경남 밖에 남지 않았다. 최저가 지역인 대구도 지난주 보다 0.9원 오른 1594.6원으로 집계됐다. 기름값 상승세는 지난 2016년 3월 이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기름값이 아직 최고 수준에 도달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계속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소비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두 아기를 키우고 있는 서은유(33)씨는 "원래 경유차를 타다가 큰 차가 필요해 지난해 11월 휘발유차로 바꿨더니 기름값이 무서워졌다"면서 "카시트 2개에 유모차까지 실으니 연비가 너무 안나온다"고 토로했다. 경기 수원에 사는 구모(33)씨도 "이동이 많은 직업이라 유류비 부담이 큰데, 기름값이 도무지 떨어지질 않는 것 같다"며 "한 번 주유하더라도 1원이라도 더 싼 곳에서 넣으려고 내비게이션을 켜 가장 저렴한 곳을 찾는 게 일"이라고 말했다. 
 
유류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하이브리드 차나 전기차를 선호하는 현상도 두드러진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이모(32)씨는 지난해 말 정부보조금 100만원을 지원받고 하이브리드 차를 구매해 연비를 꼼꼼히 따져보고 있다. 이씨는 "기름값이 최근 계속 오르고 있지만, 체감상 한달에 3000원 정도 더 드는 것 같아 부담이 크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고차 시장에서도 연비가 높은 하이브리드 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유통 플랫폼 SK엔카닷컴에 따르면 올해 1~4월 친환경 모델의 등록대수는 역시 3000대로, 전년 같은기간 대비 21% 증가했다.
 
국내 기름값은 국제유가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국제유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심화 우려에 따른 하락요인과 미국의 원유 및 휘발유 재고 감소, 이란의 호르무즈 해엽 봉쇄 위협 등 상승요인이 혼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름값이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對) 이란 경제제재 재개에 대한 행정명령'에 지난달 6일 서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미 금융과 일반 무역 거래에 관한 1단계 제재 조치가 시행됐으며, 이란의 에너지 및 석유산업에 대한 제재는 오는 11월5일부터 시행된다. 미국의 이란 제재로 인한 이란산 석유 감소가 국제유가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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